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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윤 Jan 17. 2020

골든크로스

정체기를 잘 이겨내기 위한 단 한 가지 방법

 공부를 한 성과가 결과로 나타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하루? 일주일? 한 달? 나는 자그마치 7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흔히들 착각하기를 올바른 공부법으로 최선의 노력을 투자하여 공부를 하면 빠른 시일 내에 그 성과가 드러나리라 여긴다. 그래서 많은 학생이 인터넷, TV 등 여러 매체를 통해 공부법을 터득한 뒤 조금 공부를 해보다 성과가 눈에 띄지 않으면 공부법을 바꾸거나 학원을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성적은 우리가 RPG 게임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는 것처럼 그렇게 바로바로 성과를 드러내지 않는다. 오랜 정체기를 거쳐 한 단계 성장한 자신을 발견한 후에 또다시 지겨운 정체기를 거쳐야만 새롭게 성장할 수 있다. 즉, 계단형 그래프의 모습을 띈다고 할 수 있겠다.               



 나는 그 정체기가 유독 긴 편이었다. 아니, 차라리 성적이 유지라도 되었으면 좋았으련만 그동안 해왔던 공부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부법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성적이 오히려 떨어져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 나에게 성적이 상승하는 데에 7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미리 말해줬더라면 조금은 나았을까?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성과가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었다.               



 정체기를 잘 이겨내기 위한 방법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나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 방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성적이 반드시 오른다는 강한 믿음으로 흔들리지 않고 그 방법을 고수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마침내 온전히 노력의 결실을 맛볼 수 있으니까. 나를 믿지 못하고 지금까지 해온 방식을 바꾸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공든 탑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나는 2월 중순부터 재수를 시작한 이래로 약 7개월 간 성적 변동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8월 말부터 성적이 오르는 것이 느껴지더니 9월이 되어서야 만전의 준비가 갖춰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시기의 나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접하는데 두려움이 없었고 어떤 문제를 만나든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너무 늦게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나 원망은 없었다. 오히려 너무 늦지 않고 수능 전에 성적이 상승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이 있었을 뿐이었다.      


         

 8월 말에 본 사설 모의고사를 포함하여 9월 평가원 모의고사, 10월 교육청 모의고사까지 모두 내가 원하는 성적을 얻었다. 9평의 경우 높은 성적을 얻어 학원비를 절반만 내기까지도 했으니 말이다. 드디어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도 할 수 있구나.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마침내 빛을 보는 기분이었다.               



 많은 수험생들이 그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포기를 하거나 공부법, 학원을 바꾸곤 한다. 학원을 자꾸 바꾸거나 공부하는 시간보다 공부법을 찾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유형의 사람들을 숱하게 볼 수 있듯이 말이다. 현재 이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공부법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자기 자신을 믿고 조금만 더 견뎌내라고. 당장은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불안하고 힘들어도 끝까지 참고 이겨낸다면 반드시 성적이 상승하는 때가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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