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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 작 하는 그녀 Sep 09. 2022

MZ세대, 이제 테린이로?

[MZ x Culture]  MZ세대가 즐기는 문화 시리즈 3

1. 운동에 진심인 MZ세대


 얼마 전, “동아리 가입하려 면접까지… 2030에게 골프보다 핫한 ‘이것’?”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기사 제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테니스였습니다. ‘골린이’에 이어 ‘테린이’가 등장한 것이죠. 트렌드에 민감한 저는 바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더 많은 기사를 검색해보았고, 한 카드사의 데이터 분석 자료까지 본 후 ‘테니스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MZ세대는 운동과 건강관리에 열심입니다. 운동을 통한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자기 계발의 일환으로 생각하죠.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가 자기 계발이라고 생각하는 활동은 공부/학습(76.7%), 신체 건강관리(72.2%), 취미 배우기(68.4%), 정신건강 관리(59.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는 2022년 10대 소비자 트렌드 중 하나로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를 선정했는데요. 단어의 조합에서 느낄 수 있듯이 건강 관리를 즐겁게 하는 트렌드입니다. 


 코로나19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건강 관리를 위해 운동을 대하는 젊은 층들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가치관의 변화가 생긴 것이죠. 힘들게 시간 내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즐겁게 합니다. ‘오하운(오늘 하루도 운동)’이라는 신조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운동하고 SNS 채널에 인증샷을 올리기도 하고, 멋진 몸매를 만들어 바디프로필 촬영을 하며 색다른 성취감을 맛보기도 합니다. MZ세대에게 운동은 즐거운 습관이자, 자기 계발 코스이며,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공유 활동인 것입니다.


 2. MZ세대는 어떠한 운동을 좋아할까?


코로나19 동안 골프가 젊은 층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었죠. 골프에 이어 최근에는 테니스 열풍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MZ세대 사이에서 핫한 테니스뿐 아니라, 종로구에서 특색있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인 마운틴 플로깅과 탁구를 다루고자 합니다.


 테니스: ‘스타일+스포츠’, 인스타그래머블하게 테니스복으로 멋도 내고 친구와 운동도 즐기고!


 BC카드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5월까지의 테니스 업종 매출이 2019년 대비 440% 증가했습니다. 2020년 27%, 2021년 115%이라는 증가율과 비교하더라도 지금 테니스의 성장세가 매섭습니다. 특히 20대 여성이 '테니스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연령별 테니스 업종 매출 증가율을 보면, 20대 여성이 65.9%로 20대 남성 34.1%보다 두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30대는 여성과 남성의 증가율이 비슷하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남성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2030 여성층이 신규 고객으로 유입되면서 테니스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팬데믹 기간에 골프 시장이 확대될 때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보였습니다. 왜 여성들이 테니스나 골프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먼저 패션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테니스 스커트’ 스타일은 젊은 여성들이 평소 입는 캐주얼 패션으로도 선호되는데요. 이렇게 짧으면서도 찰랑거리는 경쾌한 느낌의 패션 스타일은 테니스 코트 위에서 여성을 예뻐 보이게 합니다. 테니스 모자, 티셔츠와 코디해서 입고 인증샷을 찍기에도 손색이 없죠. 또한, 테니스는 멀리 갈 필요 없이, 도심에서 평일 퇴근 후나 주말에 잠깐씩 치기에도 좋습니다. 테니스 치는 비용도 테니스 코트 이용료만 내면 되니 합리적인 편입니다. 또한 단시간 내 운동 효과도 크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시간당 400~500kcal를 소모하며, 근력 강화,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테니스 열기에 힘입어, 실내외 테니스장이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가을에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실외 테니스장에서 치는 게 제격이겠죠?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는 종로구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삼청 테니스장’이 있습니다. 삼청 테니스장은 삼청동 문화거리를 쭉 따라가다가 북악산 산책로에 진입하기 직전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어요. 


 테니스 코트는 바닥의 재질에 따라 크게 2가지 유형이 있는데요. 바닥이 흙으로 된 클레이 코트 4면과 아크릴이나 아스팔트 등의 재질로 만든 하드 코트 2면이 있습니다. 삼청 테니스장의 클레이 코트(clay court)는 대관용으로 이용되며, 클레이 코트 길 건너편에 있는 하드 코트는 레슨용입니다.   


삼청 테니스장의 클레이코트 ⓒ최수하
삼청 테니스장의 하드 코트 ⓒ최수하


삼청 테니스장의 이용료는 평일 주간 6,600원, 평일 야간과 주말 8,800원으로 공공시설이어서 사설 시설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요. 다만, 하드 코트(hard court)는 국군서울지구병원과 번갈아 가며 사용한다고 하니, 방문 전에 일정을 꼭 확인하시고 가시는 게 좋아요.

  

테니스장 입구 코트앞 공지사항 ⓒ최수하

 삼청 테니스장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https://yeyak.seoul.go.kr)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어요. 매월 20일 다음 달 1개월 치에 대한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삼청 테니스장 관계자는 “예약 서비스는 홍보를 따로 하지도 않았는데, 매월 20일 오픈하자마자 1분 만에 예약이 마감돼요. 테니스 레슨을 하는 코치가 1명이 있는데 벌써 대기자가 120명이나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 대기해도 내년에나 순서가 올 거예요. 젊은 세대들도 많이 오고요, 테니스 인기가 작년 하반기부터 확실히 많아졌어요.”라고 말했는데요. 현장을 방문해보니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플로깅:  ‘친환경+스포츠’, 환경 활동도 하고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 효과


 플로깅(plogging)을 아시나요? 플로깅은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말합니다.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스웨덴어의 '플로카 업(plocka upp; 줍다)'과 '조가(jogga; 조깅하다)'를 합성하여 만든 '플로가(plogga)'라는 용어의 명사형입니다. 국내에서는 '줍다'와 '조깅'을 결합한 '줍깅'이라는 신조어로 말하기도 하죠. 플로깅은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되어 북유럽을 중심으로 먼저 확산되었고, 2018년부터는 유럽 전역과 아시아 지역 등으로 퍼져나갔다고 해요. 


 이러한 플로깅은 한강에서 할 수도 있고, 바다에서도, 산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집과 가까운 공원 등 원하는 장소에서 누구나 할 수 있죠. 바다에서 하는 플로깅은 비치코밍(beachcombing)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플로깅은 작은 실천으로 친환경 활동을 할 수도 있고, 운동도 하면서 자신의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기에 국내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들은 플로깅을 위해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당근 마켓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오늘 저녁, 같이 한강 플로깅 할 사람?’처럼 스팟성으로 모였다 흩어지기도 합니다.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에서 플로깅 캠페인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최근 종로구는 4월 22일 지구의 날을 기념하여 4월 22일부터 6월 30일까지 플로깅 캠페인 ‘다 같이 줍자 종로 한바퀴’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에서도 서울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서울 둘레길 플로깅’ 활동을 7월부터 9월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https://gil.seoul.go.kr/walk/main.jsp). SK이노베이션의 ‘산해진미 플로깅 캠페인’, 볼보 코리아의 ‘헤이, 플로깅 캠페인’ 등 기업에서도 ESG 활동의 일환으로 기업체 임직원이 참여하거나,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죠.   

서울트레킹 포스터 ⓒ서울시


 플로깅은 다양한 장소에서 할 수 있는데요, 아름다운 산을 끼고 있는 종로구 특성에 맞게 ‘마운틴 플로깅’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마운틴 플로깅은 등산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입니다. 종로구의 마운틴 플로깅 장소로 추천해 드리는 곳은 북악산과 인왕산입니다. 북악산은 최근에 청와대가 개방되었기 때문에, 경복궁역-청와대 춘추관-백악정-청운대-북악산 정상-창의문 안내소-윤동주 문학관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북악산 입구인 창의문 안내소에서 시작해 반대로 돌아보는 방식도 좋구요. 서울특별시체육회는 2022년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5회차에 걸쳐 ‘서울트레킹’ 플로깅 활동을 할 수 있는 코스로 제시했는데요. 7월 16일에 진행한 3회차 플로깅은 북악산이었습니다.


 인왕산은 한양도성길을 따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청와대를 조망할 수 있는 스폿도 있고요. 출발 지점은 독립문역, 서대문역, 사직공원, 경복궁역 등 다양한 곳에서 출발하여 올라갈 수 있어요. 종로 구간은 무학하늘다리 갈림길-수성동계곡-윤동주문학관-홍지문 갈림길까지 총 5.1km 거리입니다. 인왕산 정상은 338미터로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가파른 계단 길로 되어있습니다.  


인왕산에 있는 한양도성 안내판 ⓒ최수하
한양도성을 따라가는 인왕산 둘레길 ⓒ최수하

 저는 마운틴 플로깅을 체험하기 위해 호랑이의 산, 인왕산에 다녀왔습니다. 인왕산 삼거리에 있는 금색 호랑이 상징물이 유명하기도 합니다. 이곳이 포토 존이죠. 이날 비가 조금씩 와서 날이 매우 흐렸는데, 맑은 가을에 가시면 울긋불긋한 단풍과 함께 푸른 하늘을 만끽하실 수 있답니다.  

인왕상 삼거리에 있는 호랑이상  인왕상 입구 ⓒ최수하



우선 플로깅을 하기 위해서는 장갑, 비닐봉지, 집게 또는 긴 나무젓가락이 필요해요. 비닐봉지도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구분해서 담기 위해 색깔별로 가져가면 좋아요.  


플로깅을 위한 준비물 ⓒ최수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한양도성길이라 쓰레기가 많지는 않았지만, 군데군데 보였습니다. 쓰레기로 버려진 전단지, 일회용 컵 홀더, 심지어 담배꽁초까지. 산책길이 아닌, 숲이 우거진 곳에는 이미 흙 속으로 파고드는 쓰레기도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빼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집게가 아니라, 낫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쓰레기로 버려진 전단지 ⓒ최수하


 산을 오르며 호흡도 가빠지는데 쓰레기를 찾아가면서 줍는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정상에 오르고 숲속에서 맑은 공기를 쉰다는 것은 자연의 이점을 사람이 취하는 것입니다. 플로깅은 사람이 자연에 조금이라도 보탬을 줄 수 있는 활동입니다. 정상에 오르는 기쁨과는 또 다른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해서 플로깅을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탁구: ‘동호회+스포츠’, 친목 활동을 하면서 오래 즐길 수 있는 운동 중 하나


테니스와 마운틴 플로깅이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운동이라면, 탁구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친근한 운동입니다. 탁구 동호회가 우리나라 동호회 인구 3위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탁구는 유산소 운동이자 전신 운동으로, 팔다리뿐 아니라 몸통의 코어 근육까지 골고루 사용합니다. 테니스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공이 넘어오는 걸 지켜보다가 재빠르게 이동해야 해서 집중력과 순발력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탁구의 인기를 반영하듯 tvN 예능 프로그램 올 탁구나!>가 얼마 전에 방영되기도 했죠. 바로 이 프로그램의 촬영 장소가 종로구에 있습니다.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북촌탁구’입니다. 


북촌탁구에서 촬영한 <올 탁구나!> 캡쳐 ⓒ북촌탁구


북촌탁구는 북촌에 사는 동네 어린이와 청년층뿐 아니라 주말에는 북촌을 방문한 커플들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고객이 찾는 동네 명소입니다. 탁구장이면서 밴드 공연, 원데이 클래스 등 북촌의 문화 공간이자 동네 사랑방으로 정감이 넘쳐나는 곳입니다. 근처에 사시는 분이라면, 이곳에서 탁구 레슨을 받으시거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북촌탁구 버스 광고 ⓒ북촌탁구 제공


 3. 운동을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종로구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운동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은 또 있습니다. 바로 종로체육문화센터를 이용하는 것인데요. 탁구, 농구, 배드민턴, 축구, 수영, 클라이밍, 요가, 발레 등 다양한 강좌가 열리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종로문화체육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세요.


종로문화체육센터 전경 ⓒ최수하

 최근에는 홈트레이닝처럼 온라인으로 운동 레슨을 받기도 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한 셀프 학습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숨고’와 같은 각 분야의 전문가를 매칭해주는 플랫폼을 통한 나만의 코치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운동’만을 목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동하는 젊은 층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서로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끈끈함보다, 취미 위주의 느슨한 네트워킹을 원하는 MZ세대의 문화가 반영되기도 했습니다.


  ‘헬시 플레저’ 트렌드로 인해 운동은 ‘즐거운 일상’이자 ‘건강관리를 위한 습관’이 되었습니다. 건강관리는 아프거나 나이 들어서 하는 것이 아닌, 지금 당장 ‘내가 더 잘 즐기기 위해, 아파지기 전에 예방 차원에서 하는’ 활동입니다. 운동에 대한 관심이 전 세대에 걸쳐 늘어남에 따라, 운동을 배울 수 있는 방법도 점점 다양해지고, 코치나 연습장을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습니다. 건강관리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정보 공유, 운동 관련 플랫폼의 등장, 관련 업계의 발 빠른 대응 등으로 운동의 저변은 지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운동 종목을 찾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배우며, 지인들과 즐겁게 헬시 플레저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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