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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라이어티삶 Jun 08. 2021

자전거 뒷자리에서 아빠 등 기웃기웃

출근길 횡단보도에 봤다. 아이가 아빠 자전거 뒷자리에 탄 행복 :-)

아빠 등은 넓다. 아이가 아빠 뒤에 서면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앞을 보고 싶은 아이는 아빠 등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 본다. 그래도 앞이 안 보인다.


아빠가 이리저리 균형을 잡으면서 운전하는 자전거 뒷자리에서는 엉덩이를 옴짝달싹 할 수 없다.

아이가 뒤에서 몸을 꼼지락거리면 균형잡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면 아빠는 몸을 좌우로 움직여 다시 균형을 잡는다.

온 몸으로 아빠가 자기를 막는다고 생각이 드는지 자전거 안장 위에 앉은 아이는 아빠에게 말을 건다.

자전거가 넘어지면 아이가 크게 다치기에 아빠는 온 신경을 조심해서 달리는데 쓰고 있다.

아이가 하는 말을 몇 번 못 들었더니, 아이는 슬슬 짜증이 나나보다.


앞도 안 보이고, 보려고 하면 막아서고,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해준다.

손으로 아빠 허리를 감아쥔 아이는 얼굴로 아빠 등을 퉁퉁 때려본다.


아이의 통통한 볼 때문인지, 아프기는 커녕 톡톡 두드려주는 기분 좋은 울림이 아빠 등에 전해진다.


아빠 등에서 조금 땀이 나고, 등이 따끈따끈해지고,

아이는 아빠 등에 볼을 대고 기댄다.


아빠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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