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한 달째 집에 있으면 아이들이 보기에는 어떨까
'논다'와 '쉰다'는 다른데...
이직을 준비하면서 연차를 쓰고 있습니다.
5년 넘게 다녔더니, 연차 휴가 날짜를 잘만 배치하면 상당한 기간을 쉴 수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해도, 회사를 왔다 갔다 하던 아빠가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에도 계속 집에 있으니 아이들이 조금 이상한가 봅니다.
어느 날 낮에 테이블에 앉아서 글을 쓰고, 동영상 강의를 듣고, 여기저기 메일을 보내고
나름 바쁘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방학인 딸이 슥~ 지나가다가
아빠, 뭐해?
묻습니다.
마침 글을 요청하는 메일에 답을 하고 있던 시간이라,
나름의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해 줬더니
마치 전혀 몰랐던 것을 알게 된 것처럼
아~
하고 갑니다.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붙잡아서 왜 그러냐고 다시 물어봤습니다.
아빠가 계속 집에서 컴퓨터만 하고, 운동 가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길래
아빠가 일 안 하고 그냥 '놀고 있다'라고 생각했답니다.
은근히 부러웠다면서...
아빠가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건 맞는데,
놀고 있는 게 아니라, '쉬고 있는' 거라고 다시 알려줬습니다.
딸애는 뭐가 다른 거지? 하고 갸우뚱하고 다시 가버립니다.
나름...
노는 건 '백수'의 활동,
쉬는 건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딸은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아빠는 다시 일하려고 충전하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