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두어(do-er)가 필요해!!
이직을 할 때,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거의 반드시 하게 되는 말이다. 본인이 새로운 것, 즉 새 조직에서 일을 시작하더라도 빠르게 캐치 업해서 업무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쓴다. 물론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례와 함께 주장해야 한다.
그런데 이제는 퀵 러너가 아니라 super-fast-learner라고 해도 잘 안 팔리는 시대가 된 것 같다.
퀵 러너가 각광받는 것은 그가 학교나 그동안 몸으로 익힌 '지식'들이 더 이상 지금 시점에서는 잘 먹히지 않는 환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워낙 환경이 빨리 바뀌기도 하고, 경쟁자들이 그 속도에 맞춰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적응할 시간을 기다려줄 여유도 점점 없어지기 때문이다.
Do-er, 즉 하는 사람. 리허설 따위는 필요 없고, 배우는 시간도 생략한 채 '지금 당장' 해내고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어야만 엄청난 속도로 굴러가고 있는 조직에서 다른 사람들과 속도를 맞춰서 일을 할 수 있다.
무작정 이것저것 손대면서 일을 벌이는 사람은 당연히 do-er가 아니다. 배우는 기간, 일을 하기 시작하는 기간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 사람이 do-er다. 즉, 자신만의 프레임이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환경에서 습득하는 input들을 그 프레임에 차곡차곡 정리해서 내 것으로 즉시 소화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이 아니라, 그것을 어떤 과정을 통해서 배우게 되었고, 어떤 퍼포먼스를 냈는지를 돌아보자. 돌아보는 과정에서 내가 갖고 있는 프레임을 확인할 수 있다. 구워진 쿠키가 어떤 모양인지를 잘 살펴보면, 쿠키틀이 어떤 모양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갖고 있는 프레임이 어떤 모양인지 알게 되면, 그 틀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알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경험하고 배우는 것들이 그 모양에 잘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때는 프레임의 모양을 바꿔갈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내가 배운 것을 파먹으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배울 것을 체화할 수 있는 확장성을 장착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조직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스스로의 커리어와 퍼포먼스를 돌아보는 순간들이 잦아졌다. 내가 그러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 때마다 조금씩 회고하면서 글로 남겨두려 한다.
나중에 다시 이 글도 확장시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