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버라이어티삶 Mar 18. 2023

쪼개고 쪼개면 넓어지더라

micro-segmentation

시각 장애인들을 타깃 고객으로 개발된 시계가 있다. 브래들리 시계인데, 손으로 구슬을 '만져서' 시간을 알 수 있게 하는 시계이다. 의도도 훌륭하고 디자인도 훌륭하다 보니, 타깃 고객이던 시각 장애인 외에 시계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구입하기 시작했다. 


Micro-segmentation 된 제품은 뾰족하다.

특정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품의 특성이 다른 고객들에게도 '이건 날 위한 제품이군'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 지갑을 열게 한다. 


뾰족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쳐낼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제품에 대한 깊은 고민 전에 우선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을 우리는 한 적이 있었던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할 여유가 없이 지금까지 왔다면,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생으로 키워지다가 대학생이 되고, 취직을 하는 획일적인 삶의 경로를 따라가는 시대는 이미 끝이 났다. 


모든 것에 자기 선택성이 높아졌다. 

MBTI테스트는 예전부터 있어왔던 심리 검사 도구이다. 이미 있었는데, 지금에야 갑자기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어느새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을 define 하지 않을 수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깊은 고민을 해야 하는 순간이 되었는데, 그러고는 싶지 않아 MBTI가 선택받은 것이다.


인간은 무엇엔가는 몰입해야 하는 존재이다. 

사람이 몰두하는 그 무엇이 있는 사람이 점점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오타쿠로 불리던 자폐적이고 부정적인 느낌에서 digging은 자신이 관심을 갖는 영역에 깊게 몰두하는 긍정적인 존재라는 이미지가 있다. 또 유튜브니 인스타그램이니 하는 수많은 SNS는 서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그들에게 수익모델을 선사했다. 


내 정체성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고, 시간이 가는 대로 살아온 사람들은 주변에 깊게 구멍을 파고 들어가는 그들만의 세상을 보면서 당황할 것이다. MBTI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려고 하지 말고, 혼자만의 사색 시간을 확보하고 지금이라도 고민을 시작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