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버라이어티삶 Mar 18. 2023

왜 넷플릭스는 몰아보기를 내려놓았나?

핵심 역량을 피봇 하면 어떻게 될까? 나도 궁금.

넷플릭스는 누가 뭐래도 세계 최고의 contents creator, provider이다. 오징어게임 이후에도 수많은 한국 콘텐츠를 글로벌로 유통하고 있고, 막강한 자본력으로 작품성 높은 볼거리를 끊임없이 생산해내고 있다. 


나도 친구들과 넷플릭스를 나눠보고 있긴 하지만, 정작 최근에는 넷플릭스를 켜지도 않고 몇 주가 지난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바빠서 TV를 안 켠다... 고 생각했는데, 유튜브는 보고 있으니 그게 답은 아닌 것 같다. 아이들과 아내는 가끔 보는데, 거실에서 흘끗 보면, 뭘 볼지 고르는 메뉴 화면에서 시간을 제일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 


아마 '대안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 

시청자의 취향을 반영하여 작품들을 추천해 주지만, 그마저도 너무나 많은 선택지 앞에서 사람들은 선택을 포기하고 맴돌기만 하는 것 같다. 


스마트스토어도 그렇고, 유튜브 콘텐츠도 그렇고, 넷플릭스도 그렇다. '구매 전환율'이 제일 중요하다. Conversion rate은 고민하고 있는 고객들이 어느 순간 결심을 하고 구매 버튼을 누르던, 영상의 썸네일을 누르던, 영화의 재생버튼을 누르는 행동을 하는 그 비율을 말한다. 이 구매 전환율이 낮아지기 시작하면 생산성이, 효율이 낮아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언젠가부터 '뭐 보고 싶어?'에서 '이거 볼래?'라는 식으로 제안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또, 시청자의 취향에 순위를 매기는 행위를 지양하다가, 현재 그 나라에서 인기가 좋은 콘텐츠에 등수를 매겨서 제안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너무 오래 고민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얼른 영상을 소비하기를 원하는 업데이트가 아니었나 싶다.


다른 생각 하나 더는, 넷플릭스가 최초에 엄청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 중에 하나로 '몰아보기'가 있었다. 매주 1편씩 공개되는 기존 공중파 드라마식의 콘텐츠 제공이 아니라, 시즌별 전 회차를 다 제작해 두고 전체를 한 번에 공개해 버리는 방식은 사람들이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cherry-sumer들이 영상을 몰아보고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행태를 보이자, 드라마의 회차를 구분해서 매주 release 하는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는 작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른 콘텐츠 플랫폼과 다른 핵심 차별점을 스스로 포기하고 시청자를 자사에 묶어두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넷플릭스에게 수개월 뒤에는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궁금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쪼개고 쪼개면 넓어지더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