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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수현 Jun 16. 2021

로컬 브랜드의 고객 경험 디자인 (ft. 천안 뚜쥬르)

마케터의 공간여행, 천안 뚜쥬르

* 로컬브랜드, 천안 뚜쥬르의 3번째 이야기입니다. 


밥을 먹고 쇼핑을 하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모든 일상에는 <공간>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업'을 가진 친구와 뚜쥬르를 둘러보며 하나의 주제로 토론이 되었던 이유는 이곳이 <공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뚜쥬르 여행에서 저는 경험여정을 온라인까지 확장해 생각해봤습니다. 공간을 방문하는 고객의 첫 스타트는 온라인일 확률이 크기 때문이죠.





온라인으로, 고객 경험을 확장한다면?


천안에 방문한 고객들이 공간을 임팩트 있게 보고 돌아가 블로그를 남깁니다. 그 블로그를 보고 '천안에 가면 여기 가봐야지'라고 마음속에 생각한 잠재고객들이 늘어납니다. 이건 지금 뚜쥬르가 잘 만들고 있는 흐름입니다. 바로, 오프라인의 경험 서클입니다.


방문객의 좋은 경험 → 방문객의 SNS 기록 → 신규 고객 검색 → 새로운 입소문 → 신규 고객 방문


그런데 우리의 고객들은 자신의 관점에서 보고 싶은 내용만 봅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 10개쯤 이야기해도 감동받고 듣고싶은 것만 퍼뜨려지죠. 확실히 블로그에는 빵의 맛에 관한 이야기는 많았습니다. 만약 뚜쥬르가 무언가 더 확산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어딘가 노출이 되어야 고객에게 닿게 됩니다.


언제나 방문한 고객보다 아직 방문하지 않은 잠재고객의 수가 훨씬 큽니다. 그 잠재고객들은 방문 이전에 온라인에서 다양한 행동들을 하죠. 검색도 하고 이것저것 보도자료와 SNS 글들을 읽으면서 브랜드를 알아봅니다. 이런 고객 중 소수만이 방문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블랙박스와도 같은 온라인 행동들을 방문율 유도하는 흐름으로 디자인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온라인 경험 서클은 방문하기 이전 단계의 고객 흐름을 컨트롤하는 단계입니다.


단순화시켜보면 이렇습니다.


광고 or 검색 or SNS 콘텐츠 → 웹사이트 → 방문



웹사이트

사실 기업이 현재 하고 있는 마케팅과 향후 전략에 따라 이 플로우는 더 세세해져야 맞습니다. 중요한 건 공식 웹사이트가 고객들의 행동에 최종 도착지(Landing Page)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웹사이트는 가만히 두면 아무도 찾지 않습니다. 어떤 기업은 웹사이트를 구색을 갖추는 채널 정도로 활용합니다. 분명한 것은 고객 경험을 제대로 컨트롤한다면 웹사이트도 매우 강력한 마케팅 툴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뚜쥬르 웹사이트는 콘텐츠를 잘 설명하는 이미지와 카피들로 심플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공간을 와 본 저로서는 뚜쥬르 마을에서 설명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웹사이트에 담기지 않아 아쉬웠죠.


SNS 운영

SNS를 잘 운영하고 있다면 온라인 경험이 연결되도록 SNS에서 웹사이트 링크가, 웹사이트에도 SNS 링크가 있어야 합니다. 뚜쥬르의 경우 인스타그램을 베이커리와 빌리지 2개로 나눠 운영하고 있었는데, 제가 서칭 했을 당시에 베이커리만 웹사이트에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2개 계정의 인스타그램에서 비슷한 컨셉의 음식 사진이 올라와 두 계정 간의 확실한 아이덴티티 차이가 필요해 보였죠.


운영 중인 채널의 역할만 잘 정리해도 온라인 고객 흐름은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워낙 콘텐츠가 강력하니까요.



뚜쥬르 인스타




브랜드 머티리얼, 고객은 무엇을 담아와야 할까?


빵돌가마마을 쇼핑백
"쇼핑백 디자인은 브랜드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빵을 구매한 건축가 P가 쇼핑백을 보며 질문했습니다. 공간을 큼직하게 접근하는 그의 눈에 공간을 채우는 세세한 콘텐츠는 굉장한 대화거리입니다. 


디자인이 브랜딩에 전부는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로고, 색상, 폰트, 직원 명함부터 쇼핑백과 파일첩, 계약서, 웹사이트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결과물의 통일된 톤 앤 매너는 작은 것 같아도 사람의 뇌에 연결고리를 형성합니다. '무슨 쇼핑백까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쇼핑백과 같은 패키징은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광고판이면서 동시에 고객에게 브랜드가 건네는 마지막 인사이죠. 다시 집에 가서 빵을 꺼내는 순간에 브랜드를 상기시키는 도구일 수 있는데, 이만한 단가로 이 정도 연출이면 꽤 쓸모 있는 머티리얼입니다. 


브랜드 경험은 모든 동선에서 통일된 톤 앤 매너로 고객에게 말을 겁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도구가 브랜드 머티리얼입니다. 보통 브랜드 머티리얼은 한 번 셋업 한 이후 운영하면서 조금씩 지속적으로 개선합니다. 뚜쥬르는 고객이 이 공간에서 무엇을 담아가길 바랬을까요? 이 질문의 답에 따라 개선의 순서가 정해집니다.


P : "여기서 빵은 반드시 구매하는 기본코스이니 쇼핑백은 반드시 가져올 머티리얼이겠군요."
P : "전체 공간이 단층이면서 카페가 통창이라 기본적으로 뷰(view)를 고려해 설계한거죠. 사진을 찍고 어딘가 공유되기 좋은 컨셉이네요."

나 : "매장에서 기다리면서 읽는 테이블의 따뜻한 문구들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문구는 잊어버려도 감성은 오래 남거든요. 이런 것들이 모여 그 브랜드를 기억하는 캐릭터로 남습니다."


그의 눈짓, 미소, 행동과 생각이 모여 그 사람을 기억하게 하듯, 이런 디테일한 경험이 브랜드 전체의 캐릭터로 작용합니다.

층고가 높은 카페
카페 앞의 장작가마
카페 외벽의 배너


자기 색상이 분명한 브랜드일수록 스토리가 탄탄합니다. 그리고 그 색상은 대부분 회사를 만든 대표의 생각이 가장 많이 투영되죠. 대표의 뚝심이 강단 있는 브랜드를 만듭니다.


좋은 철학을 가진 강한 로컬 브랜드, 뚜쥬르를 통해 온오프라인의 통합된 경험과 브랜드 머티리얼까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런 로컬 브랜드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고 더 많이 찾아내어 구경가고 싶습니다.



허브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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