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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현 Nov 01. 2024

내 인생에 결정적 영향을 준 인물 (2편)

소시오패스 불륜녀

세상에 태어나면 누구나 자신만의 인생드라마를 써야 할 막중한 과제를 부여받는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드라마의 제작자이자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티브이 속 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다면  러닝타임이 평균 백 년이고 인터미션은 절대 없으며 출생과 함께 시작한 인생드라마 대장정은 내가 죽는 날 끝이 난다.


인생드라마는 백 년을 지속해야 하는 만큼 엄청난 인내력을 요하며 주인공 역할이 부여되 죽기 직전까지 배역에서 중도 하차할 수도 임의 중단 할 수도 없는 아주 지난한 과정이다.


난 가끔 삶이 한 편의 드라마일지 모른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곤 한다. 삶의 구간마다 만나왔던 많은 사람들은 드라마 속 감초인 조연배우다.

조연배우들도 각자 맡은 배역에 충실히 임해야 하는 사명이 있는 만큼  주연배우의 삶에 결정적 한방을 날리기도 한다. 


 경우는 스치는 바람 같던 엑스트라 비중의 인물이  삶 궤적을 혼돈으로 몰아넣은 후  드라마에서 홀연히  퇴장했다.  정확히는 그녀의 작심한 괴롭힘에 못 이겨  그녀의 삶에서 내가 퇴장하는 것으로 끝을 냈다.


그녀는 내 인생드라마에 악역 노릇을 톡톡히 하며 고요한 호수 같던 내 삶에 짱돌을 마구 던졌고 국에는 호수에 큰 파동을 일으키며  삶에 대규모 지각변동을 초래하고 말았다.


**내 삶에 영향을 준 소시오패스 선배 간호사 김○○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에 취업했다. 두 번째 꿈의 직장에서 고졸의 경리사원이 아닌 중환자실 간호사로 첫발을 내디뎠고 당시 나는 병원에서 임상경험을 탄탄하게 쌓은 후 대학원 공부를 마치고 대학교수가 되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품었었다.


그런데 누구나 그렇듯이 인생이 어디 주인공의 계획대로 흘러가던가. 주인공의 역경은 드라마의 필수 요소이다.


내 인생드라마의 악역은 직장 신입기간 동안 집중 등장했다. 지금은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로 신고할 만한 일들이지만 당시는 간호사 내에 태움 문화가 만연했었다. 태움이란 재가 될 때까지 태워 괴롭힌다는 의미다.


그 태움의 대상이 내가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당시 두 남녀의 불륜으로 인한 불똥이 내게 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불륜 피해 시나리오는 대략 이러하다.


평소 특별한 문제없이 잘 지내왔던 김 선배.

그런데 그날, 그 사건 이후로 나를 활활 태우기 시작했다. 영문도 모른 채 선배의 괴롭힘에 멘털이 사정없이 찢겨나갔다.


함께 근무하는 날이면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옆에 바싹 붙어 병원 언제 그만두냐고 비아냥 거렸고 내가 인계를 줘야 하는 때는 온갖 트집을 잡아 퇴근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또 바로 위 기수의 선배들을 사주해 나를 괴롭히도록 했고 그러지 않으면 그 선배들을 갈구며 협박했다.


집중적 태움의 계기가 된 사건은 (알고 보니) 선배의 불륜 대상이었던 늙다리 교수가 난데없이 내 외모를 칭찬한 일이었다. 나는 그 교수와 눈도 맞추기 어려울 정도의 신입 간호사였고 사적인대화도 일절 해본 적 없던 사이였기에 뜬금없는 칭찬에 그저 어리둥절했고 정신없이 밀려드는 업무를 처리하기 바빴다. 그 느닷없던 칭찬을 들은 선배는 다른 선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내 외모를 비하하며 꼽을 주었고 그 교수가 눈이 삐었다는 둥 아무도 관심 없는 사안에 혼자 열을 올렸다.


그렇게 잔인하도록 끈질겼던 괴롭힘에 못 이겨 결국 나는 청춘의 꿈을 품었던 직장을 사직하고 말았다. 당시는 둘의 불륜을 아무도 몰랐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추악한 실체가 드러나 그녀는 대망신을 당한 후 병원에서 쫓겨나듯 퇴사했다고 한다.


야. 김선배!!

남의 가정 파탄 위기 만들고 남의 소중한 밥줄 끊고 지금 잘 살고 있니? 늙다리 유부남한테 난 관심도 없었단다. 지금은 제발 네 자존감은 최소한 지키며 살아가길 바란다. 난 지금은 니 덕분에 더 좋은 직장 얻어 아주 잘 살고 있단다.


그리고 불륜 상대남 씨!!

당신의 그 얼토당토 어림 반푼어치도 없던 추파 발언에 난 직장 잃고 인생이 바뀌었어. 제발 지금은 사회적 신분에 걸맞게 똑바로 처신하며 살아가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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