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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현 Apr 23. 2024

2023년 12월 14일 씩씩이
방광암 투병기

이제 산책이 어려워졌어요.

이번주부터 씩씩이의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어요. 이 상태로 또 얼마나 버텨줄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걷지 못하고 기저귀 교체를 위해 선 자세를 취해줘도 잘 서있지 못해요.

어젯밤 눈 상태가 더 악화되어(안약을 넣을 때 너무 아파하고 눈 분비물도 심해짐) 오늘 아침 직장 출근시간을 늦추고 동물병원에 다녀왔어요.

수의사샘은 눈 각막이 녹아내리고 있어 통증이 매우 심할 거고 지금으로선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안약도 크게 효과가 없을 거라고 하셨어요. 암 조직이 다리부위, 폐로도 다 전이되었을 거고 면역력 저하로 각종 감염에 취약해져 눈도 아픈 거라고 하셨어요. 결론은 진통제 주사밖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해요.

이젠 안약도 중단하려고 해요.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마음이 무너져요. 

그래도 감사하게도 저녁으로 시저를 먹었어요. 

물도 안아서 물통 앞까지 데려다주었더니 조금 먹었어요.

이런 씩씩이를 집에 두고 출근하려니 발이 안 떨어지고 혹시나 저 없는 사이 무지개다리 건널까 하루 종일 불안했어요.

정말 어떤 정신으로 직장에서 근무했는지 모르겠어요. 퇴근시간까지 너무 시간이 안 갔어요. 빨리 퇴근해서 씩씩이 옆에 있어주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어요.

제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씩씩이가 제 품에서 고통 없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기를 기도하는 것 밖에 없고  그런 현실이 너무 슬퍼요. 

그래도 끝까지 용기 있게 울 아기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려고 해요.

씩씩아♡  넌 진짜 최고의 반려견이었어. 너무 고맙고 너무너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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