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이어지는 계단식 논 풍경, 사가 하마노우라

by 어떤 하루

'규슈'하면 후쿠오카, 구마모토, 오이타, 나가사키가 유명하다 보니, 비교적 사가는 관광객들이 메인으로 방문하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나처럼 로컬 여행이 체질인 사람은 사가가 참 좋다. 한적한 시골 풍경만큼 도시인의 허기짐을 채워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려한 도시보다 변함없는 풍경 속에서 그 지역, 그 나라만의 얼굴이 보이기도 한다.


후쿠오카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 사가로 향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사가 하면 요부코 항의 오징어회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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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인접해있는 횟집에서 평온한 항구마을을 풍경 삼아 식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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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 입구에는 대형 수조가 있어 바로 뜬 오징어회를 제공해준다. 오징어회를 다 먹고 나면 남은 오징어 다리를 튀김으로 튀겨준다. 명물 요리인만큼 가격도 이름 값한다. (대략 1인 2,500엔)


그럼, 오늘의 메인 목적지인 '하마노우라'로 향했다. 사가는 '단단바타케(段々畑)'로 불리는 계단식 논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계단식 논은 이름 그대로 산의 경사진 면을 이용하여 계단 형태로 만든 논이다. 토지 면적이 좁은 지역에서 산이나 들을 개간하여 논을 만들고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만든다. 외형적인 독특함뿐만 아니라, 홍수나 산사태를 방지하고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하는 등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시골 풍경은 늘 변함없이 그대로 인듯한 평온함을 선사해 주지만 실은 그 풍경을 간직하기 위한 선인들의, 농민들의 지혜와 수고가 담겨 있기 때문에 더욱더 특별한 것 같다.

사가의 여러 계단식 논 중에서도 꼭 가보고 싶었던 것이 '하마노우라'이다. 바다로 이어지는 논의 일몰 풍경이 매우 아름답기 때문이다.

000000167_013.jpg?type=w966 (출처 : 사가현 홈페이지)

일몰 풍경을 보고 싶었지만, 아쉬운 대로 오후의 하마노우라를 담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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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좋다... 그냥 좋다...나의 메마른 감성 세포를 마구마구 깨워주는 이 아름다운 풍경. 호기심이 많은 로컬 여행자는 이 풍경도 아름답지만, 저 아래도 궁금하다. 그래서 해변까지 내려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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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바다. 해바라기 두 송이는 반칙이다.

'하마노우라'에서 제대로 힐링하고 내친김에 한 군데 더 가보기로 했다. 사가의 작은 섬들을 조망할 수 있는 '오우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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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여기까지 오니 저기 보이는 섬까지 가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한번 더 내친김에 다카시마 섬으로 향했다. 으리으리한 다리가 있기 때문에 자동차로 쉽게 건너갈 수 있다. '마쓰우라(松浦)'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평온하고 한적한 지금의 풍경과는 달리, 약 700년 전, 몽골군과 일본군의 마지막 격전지였던 역사가 있다. 그래서 당시의 자료를 전시하는 자료관이 있기도 한데, 재미있는 건 다카시마 섬 안에 '몽골 촌'이라 하여 몽골의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테마공원이 있다는 사실이다. 암흑의 역사도 엔터테인먼트로 활용한다는 점이 여러 의미에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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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시마섬의 바다로 드라이브 여행 마무리.


+)
요부코의 오징어회가 사실 기대했던 것보다 다소 부실했기 때문에 위로차 동네 슈퍼에서 공수한 횟감으로 셀프 회. 규슈의 여름철에 자주 볼 수 있는 '기비나고'. 새끼손가락 정도에 조그만 생선인데도 잘 뜨면 옆에 형님 생선들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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