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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곧을 정 Apr 22. 2020

사랑은 내가 먼저 문을 열어놓는 것.

내가 준비가 되고 간절함이 있을 때 비로소 시작할 수 있는 것.

'똑똑 거기 누구 계세요? 아무도 없어요?'

묵묵부답이라면 기다리다가도 돌아가는 게 당연지사.


밖에서 아무리 노크를 하고 문을 열려고 애를 쓸지 언정

정작 안에서 락키를 가지고 문을 잠가 버린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바를 정아, 오후까지 연락도 안되고 네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난 궁금하다고"

"바를 정 씨, 초면에 이런 말씀드리기 그렇지만 사람 인연 쉽게 생각하시고 배려 안 하시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할 만큼 그만한 가치를 못 느끼기도 했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 보니 마음의 문을 열 준비가 되지 못했던 것 같다.


스스로도 방 안에 갇혀서 문 앞에 두고 가는 마음만 받은 채 살아갔다.


혼자 방안에 있으니 외롭고 고독은 하였으며,

누군가가 내미는 따뜻한 손을 잡고 이 문 밖으로 나가고 싶었으나,

아직 치유되지 않은 나의 박힌 가시들을 빼지 못하고 있었다.


비로소, 문 밖을 나가볼까? 

라고 생각을 하게 된 사람에게 손을 내밀게 되었고 

비로소, 문 밖을 나가 손을 잡고 산책을 하였다.


오랜만에 보는 빛이라서 그랬을까?


한 번에 모든 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럴 만큼 상대방도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준비된 사람을 만나 둘이 해도 맞춰나갈 게 많은 사랑이라는 단어 속에서

나는 여전히 모가 나 있었다. 


보고 싶어도, 먼저 전화할 줄 몰랐고

궁금해도, 먼저 연락은커녕 한참 늦은 답장을 보냈고

사랑받기 위해선, 읽씹과 잠수로 밀당 아닌 밀당을 하였다.

불타오르는 사랑을 갈구받기 위해선, 그저 그들을 안달 나게 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나의 미성숙한 잘못도,

그리고 이제껏 했던 사랑이 그런 사랑이었다는 허탈감.

내가 사람을 보는 눈이 없는 걸까

혹은 내가 그런 사람이었어서 그런 걸까


하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밖에서 아무리 문을 열어도 안에서 잠가버리거나 열어줄 마음이 없으면 밖에 사람도 지쳐 가버린다. 

내가 문을 열고 준비가 됐을 때 온전히 누군가를 맞이 할 수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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