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인걸까 지조가 없는 것이었던 걸까?
"에세이는 잘 되어 가시나요? 바른 정씨?"
"네. 연애 관련 이외에도 글을 쓰려고 하는데, 쓰다보니 연애 관련이 대부분 인 것 같아요."
"바른 정씨의 글을 읽어보면, 연애가 정씨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사람 마다 자기한테 유독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나 몰랐던 나를 알게 해주는 부분이 있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연애가 미치는 영향보다 일이 몰랐던 저를 알게 해주는 부분이 좀 더 크거든요."
'아...이런 분도 계시구나..'
에세이 프로그램을 참여하던 중에 만난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흘러가는 이야기 였지만, 그 말은 들고 난 후에는 마치 뭐랄까
subway에서 매일 랜치 소스를 먹다가 갑자기 후추를 넣어 먹어서 재채기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직 그렇다고 할 사회경험이 오래 된 것도 아니라서
혹은 일은 일이다.
일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스타일 이라서
혹은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일을 아직 찾지 못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
사실 맞는 말이다.
연애가 나에게 끼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책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다.
처음에'너'를 알고 싶어 시작되지만 결국'나'를 알게 되는 것, 어쩌면 그게 사랑인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궁금해서
시작한 사랑 이었지만,
그 사람과 지내다 보면
나의 모르는 점을 발견하게 되고
나의 모난 점을 발견하게 되고
나의 행복의 최상치를 발견하게 되고
나의 밑바닥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그런 실낫같은 추억들을 거름으로
어제와는 다른 나로 살아가게 된다.
그래, 연애가 나를 바꾸어 놓았다.
잠깐의 만남으로도 그 사람의 향기를 느끼고 배우는 것들이 있는데,
하물며,
사랑했던 사람과의 시간에서 베어든 것들이
나를 바꾸어 놓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고
인간관계조차 아닐 테니깐.
나를 이렇게나 바꾸어 놓는게 연애라면,
이제는 나를 좋게 바꾸어 줄 수 있는 사람을
잘 골라서 만나야겠다는 생각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사랑은 어떻게 날 바꾸어 줄까?
어떤 세상으로 날 인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