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저 숨 쉬는 법을 잘 모르겠어요.

퇴사 후 일상

by 뚜작


Day 73


필라테스 3개월 차, 이제야 제대로 숨 쉬는 법을 알기 시작했다.

날이 습해서 인지 출석률이 또 낮아졌다. 날이 추울 때는 추워서 출석률이 낮았는데, 오늘도 출석률이 좋지 않다.

슬퍼하는 선생님께 날이 갑자기 습해서 나오기 싫었을 거라며 위로했다.

그렇게 난 오늘도 혼자 수업을 받았다. 감사하게도 혼자 수업을 하게 되는 날이면 다 같이 할 때보다는 나에게 필요한 동작들을 집중적으로 알려주신다.

평소에 근력 위주의 동작이 많다면, 이런 날에는 유연성 위주의 동작들로 채워진다.

가까이에서 동작 하나하나를 잡아주시는데, 오늘은 특히나 몸에 어디에 힘을 빼고 힘을 주어야 하는지를 알려주시다가 숨을 잘 안 쉬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이상한데, 지금 숨을 음.. 자 이렇게 해봐요. 여기로 숨을 쉰다고 생각하고 들이키고, 그다음 내쉬고, 더더 더 내쉬어야 해. “


그렇게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서 숨을 쉬려니 동작을 따라가기가 더 힘들어졌다.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선생님은 기겁하셨다.


“으악, 그동안 어떻게 한 거야.”


그동안 도대체 어떻게 한 거냐면서

동작 잘 따라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숨도 제대로 안 쉬고 이상한 곳을 사용해서 동작을 했던 거라며 한탄하셨다.


“선생님, 근데 저 숨 쉬는 법을 잘 모르겠어요. 집에서 연습도 해보았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그렇다.

난 사실 내가 숨을 쉬는 법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 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동작과 함께 숨을 따라 쉬면 숨을 이렇게 쉬는 게 맞나? 하는 의문이 매번 머릿속을 맴돌았고,

어쩌다 동작을 잘 따라 하면서도 지금 이렇게 하는 게 맞나? 하는 의문이 있었다.

지금에야 숨 쉬는 법을 잘 모른다고 실토했으니, 선생님이 놀라실 만도 했다.

내 말을 듣자마자 동작이고 뭐고 숨을 쉬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숨 쉬는 법을 알려주시기 시작했다.

알려주시는 대로 하나씩 따라 하다 보니 정말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소모되는 느낌이었다.

나는 이제야 오,, 뭔가 조금 알 것 같은 느낌이었고, 선생님은 어쩐지 이상했다고 미리 인지 못하고 이제야 알았다며 자책하셨다.

결국 3개월의 필라테스에서 난 숨도, 동작도 잘 따라 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효과를 받지 못한 셈이다.

이 상황이 너무 웃기기도, 아니 그럼 제대로 하면 얼마나 힘들다는 거지.. 하는 두려움도 든다.


아무튼 다음 수업부터 제대로 된 필라테스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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