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일상
Day 64
유난히 아무것도 안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는데, 바로 오늘이다.
일찍 눈을 떠서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할 거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매우 그렇지 못하다. 뭘 하려 해도 자꾸 다른 생각이 드는 건지, 아무 생각이 안 드는 건지 진행 속도가 너무 더디다. 자기 전에 다음날 꼭 해야 할 일들을 개인 채팅방에 남겨두는 편이다. 어제도 분명 여러 개 남겨두었는데, 날이 어둑해지려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해낸 것이 없다.
이미 지나간 하루를 되돌릴 수도 없고 남은 시간마저 후회로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하루를 털어버리고 남은 몇 시간은 그래도 기분 좋게 보내보려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할 일은
첫째,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것이다. 계속 붙잡고 있어도 안 되는 것들을 하루 종일 붙잡고 있어도 안될 거 같을 땐 과감히 떨쳐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일 다시 그 일을 바라봤을 때, 오늘과는 다르게 술술 잘 정리될 수도 있다.
둘째, 지금의 우선순위를 찾아야 한다. 미룰 것은 미루고, 미루는 것보다는 지금 처리하는 게 나은 것들은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다시 해내야 한다. 그저 해야 할 일이 막연하게 늘어져 있는 것보다 우선순위를 정하면 하나씩 빨리 쳐낼 수 있게 된다. (앗 이걸 알면서 왜 하루 종일 허송세월을 보냈는지는..ㅎ)
일단 내가 지금 해야 하는 것은 여행예정인 지역의 호텔을 빠르게 예약하는 것과, 청소기 돌리기, 옷 정리하기, 과제 일부 정리해 두기 등이 있다.
생각만 하는 것보다 직접 써보니까 머리가 조금은 정리되는 기분이다.
오늘 하루에 있어서 계획한 일을 다 못한 것과 더불어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글이 잘 안 써진다는 점이다.
매일 브런치에 하루의 일상, 또는 떠오르는 일상에 대한 글을 남기기로 다짐하고 실천하고 있다. 물론 매일 바로바로 써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하루하루 잘 실천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대체 나의 일상이 무엇이지? 어땠지? 하며 화면만 켜둔 채 몇 시간을 빈 화면을 보고 있었다.
아직 읽어야 하는 글과 써야 하는 글이 한참 남았는데 오늘은 도무지 안 될 것 같다.
얼른 우선순위의 일만 처리하고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
참 이상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