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두 사람

퇴사 후 일상

by 뚜작


Day 78


음식물을 남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혼자 먹을 때는 배가 터질 것 같아도 어떻게든 꾸역꾸역 먹는 편이기도 하다.

식사를 끝냈을 때 그릇이 깔끔하게 남겨지는 것이 기분이 좋다. 게다가 독립 후 혼자 살게 되면서 자연스레 음식물의 양을 줄이는 게 습관이 되어버리기도 했다.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것이기에!

1리터 사이즈의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사용하면서도 꽉 채운 적이 없었다. 약간만 생겨도 바로 가져다 버렸다.

그런 삶을 살던 나에게 요 근래는 음식물 쓰레기를 자연스레 인정하기 위한 미션의 시기이다.


같이 사는 분은 음식물을 꼭 약간 남긴다. 먹을 걸 좋아해서 많이 푸는데, 실제로 먹는 것 얼마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위의 크기가 좀 작은 것 같다.

처음엔 약간 짜증이 나기도 했다. 음식물쓰레기가 생기는 게 싫었다. 하지만 억지로 다 먹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사 온 곳은 음식물쓰레기봉투에 버리는 게 아니고, 모아서 기계에 카드를 찍고 넣는 형태인지라 최대한 냄새가 안 나게 밀봉해서 보관하고 2-3끼만 먹고 나면 바로바로 버리고 있다.

반면에, 같이 사는 분이 내가 억지로 먹는 모습이 불편한 것 같다. 억지로 꾸역꾸역 먹고 속이 꽉 차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는 듯하다. 왜 속이 불편할 때까지 먹느냐며 나를 자제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한 명은 배부르면 그만 먹으라고 하고, 한 명은 배불러도 앞에 있는 건 다 먹으라고 하고.

우리가 이렇게 다른 점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우면서도 다행히도 이로 인해 싸움이 일어나지는 않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 나름 노력 중이라 감사하다.

난 배가 부르면 먹는 것을 멈추려고 노력 중이다. 억지로 꾸역꾸역 먹느라 속이 꽉 차고 불편한 적이 많았는데, 그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같이 사는 분은 먹을 만큼만 푸고 푼 건 다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음식을 낭비하는 습관을 조금씩 줄여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이렇게 또 하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몇십 년을 각자의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다른다는 것이 당연하고,

그 두 사람이 한 공간에 살아간다는 게 다 이런 거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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