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일상
Day 5
부지런한 삶을 꿈꾸지만 난 태생이 게으른 사람인게 분명하다.
첫 문장부터 이런 말을 하면 부모님이 싫어하시려나?
근데 어쩐담 하루하루 지날수록 게으른 사람이라는 걸 더욱이 깨닫고 있다.
보통 3일을 하면 1주일을 할 수 있고 1주일을 하면 1달을 할 수 있고 1달을 하면 3달을 할 수 있고
3달을 하면 그제야 습관으로 자리 잡힌다고 한다.
근데 그 3달을 하기가 너무 어려운걸요…
소속감이 사라지고 나서 제일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게으름이었다. 자칫 방심했다간 아침을 잠으로 다 날려버리기 일쑤고 깨어있더라도 핸드폰으로 시간을 허비할게 분명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오전 필라테스다.
필라테스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사실 난 필라테스보다는 발레핏이 하고 싶었다.
필라테스를 선택한 건 온전히 오전에 수업이 있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지금 월, 수는 조금 마음이 놓인다. 돈을 냈으니 어쩔 수 없이 일어나서 운동을 가야 하고 그러면 게으름을 잘 떨쳐내는 기분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화, 목, 금은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우선 나머지 요일도 필라테스가 끝나는 시간부터는 몸을 움직이자고 다짐했고, 비교적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필라테스를 하는 월, 수는 씻은 상태이기도 하고 이미 정신이 깨어있어서 필라테스 후에 집에 귀가해도 침대에 다시 몸을 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나머지 요일은? 그냥 집에 있다간 틈만 나면 이불속으로 들어가서 잠에 빠질 거다. 그래서 시작한 게 아침엔 무조건 나오기!이다.
머리를 안 감아도(물론 이틀 이상 안감은 적은 없다. 그러면 나올 수가 없는 상태다.) 일단 모자 쓰고 트레이닝 복을 입고 한 손에는 아이패드를 챙겨 나온다. 근처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 따뜻한 거 마실지 시원한 거 마실지 한 1분 정도 고민 후에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는다.
이전과는 또 달라진 점이 난 카페에 보통 내가 할 일들을 다 챙겨 오는 편이었다. 일기장, 책, 강의책 등 할 게 있다면 다 싸들고 왔는데 요즘엔 아이패드만 들고 나오다 보니 정확하게 오전 카페시간은 글을 쓰는 시간이다. 그거 아니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가져오지를 않았으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 지금도 이렇게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다.
3일 목표를 채웠고, 이제 1주일, 1달을 채우는 게 목표다. 3달까지는 사실 아직 좀 부담스러워서 이후에 다시 생각하련다.
아마 내가 1달까지 이 습관을 성공한다면 이 글은 Day 30까지 나올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전에 끝이 날 것이다.
작년에는 출근 전에 친구들과 미라클모닝을 하며 독서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난 독서였지만 누군가는 강의, 누군가는 운동, 각자 미라클하게 시작하는 것은 달랐다.
오전 7시에 페이스타임을 연결하고 음소거 상태로 영상만 켜둔 채 각자 할 일을 하는 걸로 진행되었는데, 총 5명?이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페이스타임에서 5명의 얼굴을 동시에 본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그래도 기간은 꽤 길게 이어졌다. 3명으로 한 달, 4명으로 한 달, 그리고 또 다른 4명으로 한 달 등 꽤 이어졌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이마저도 끝이 났다.
새해를 시작하며 다시 미라클 모닝을 해보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다. 1명도 참여 안 하는 날도 있다 보니 흐지부지 되어버렸는데,
그건 아마도 겨울이기 때문이라 생각하련다. 겨울에는 집이 따스하니까, 이불이 포근하니까, 다른 계절보다 몸을 일으키기 힘든 계절이다.
날이 풀리면 슬슬 다시 미라클모닝 모임을 제안해볼까 한다.
미라클모닝을 습관으로 자리 잡는 사람이 올해는 부디 한 명이라도 생기길 바라며,
오늘 날씨가 참 따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