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한 하루

퇴사 후 일상

by 뚜작


Day 12


생각지 못하게 럭키한 하루의 시작.

오늘은 내가 아닌 같이 사는 분의 병원예약이 있는 날이다. 나와는 달리 소속된 곳에 출근해야 하는 신분이다 보니 병원의 가장 첫 타임인 9시로 예약했다.

출근시간에는 집에서 차로 1시간쯤 걸리는 지라 병원예약이 있는 날이면 8시에는 출발해야 여유 있게 병원 진료를 보고 출근이 가능하다.

덕분에 7시 30분쯤 일어나 후다닥 준비를 하고 어김없이 1시간이 걸려 병원에 왔다. 기다리고, 진료받고 피 뽑는 시간까지 다 해서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진료가 끝나면 소속된 신분의 그분은 출근길에 오르고, 난 병원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글을 쓰다가 집으로 간다. 각자의 일정이 있기 때문에 병원 1층에서 인사를 하고 뒤를 돈다.

그렇게 병원을 빠져나와 도보 3분 거리의 카페를 향해 걷는데 오늘따라 길게 서있는 줄을 발견했다. 원래 이 시간에 이렇게 길게 줄을 서있던가? 싶으면서도 간판을 보니 아, 빵 맛집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던 기억이 난다.

뭔가에 홀린 듯이 줄의 맨 뒤로 갔다. 평소에 맛집이어도 웨이팅 하면서 먹는 편을 선호하지는 않는데 오늘은 왠지 럭키한 것 같았다.

9시 30분 오픈인데 9시 37분에 줄을 발견하다니. 오픈 후 1-2시간이면 금세 마감 되는 빵집을? 그렇다면 나에겐 굉장히 럭키한 발견임이 틀림없다.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대략 20명 정도 서 계셨던 것 같다. 물론, 바로 들어가겠지 싶었던 줄은 10시 20분이 되어서야 내 차례가 되었고 제일 먹고 싶었던 빵은 이미 품절되어 2, 3, 4 순위의 빵을 들고 나왔지만 오늘이 럭키한 날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빵을 샀고, 게다가 그 빵이 유기농 빵이다. 하루를 엄청나게 럭키하게 시작한 셈이다.

시작이 좋아서 인지 평소에 늘 자리가 차있어서 빈자리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카페에 자리가 꽤 비어서 어디 앉을지 고민하다가 앉았다.

‘이 카페에서 자리를 골라서 앉을 수가 있다고?’ 엄청난 럭키다.


평소에 작은 럭키들에 감사하려 노력한다.

산책 중에 마주한 횡단보도 불이 바로 초록불로 바뀔 때 럭키~ 하고 건너가며

귀가 중에 엘리베이터가 바로 열릴 때 럭키~ 하고 들어간다.

요리하기 귀찮아서 배달음식을 시켰는데 생각지 못한 맛집을 발견했을 때 럭키~ 하며 먹고

계란 프라이를 하려고 계란을 깼는데 노른자가 2개일 때, 다시마 들은 라면을 뜯었는데 다시마가 2개일 때 등

럭키~ 를 외칠 날들이 꽤 있다.

아무쪼록 매일 럭키~ 한 일들이 하나씩은 있길 바라며


오늘따라 유독 글이 잘 써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감사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