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일상
Day 52
살다 보면 왜 이러지 싶을 만큼 이상한 일이 반복되는 하루를 만나곤 하는데 오늘이 그런 날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상하리 만큼 자꾸 꼬이고 꼬이던 하루.
오늘까지 제출하고자 맘먹은 서류가 있어서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을 택했다. 오전 운동 후, 집으로 돌아오면서 자리가 텅 빈 카페를 발견했고 집에서 노트북을 챙겨 바로 그곳으로 향했다. 30분-1시간 이내면 서류제출을 완료하고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실 것으로 예상되어 얼른 하고 집에 와서 쉬어야지 하는 터무니없는 희망을 품은 상태였다.
그렇게 마지막 확인 차 파일을 열어보는데,
오… 어제 저장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아이패드에서 편집하고 저장한 파일을 윈도에서 열었을 때의 괴리감인 걸까.
문서 틀이 다 틀어져있었고 이를 다시 정리하는 데만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노트북 배터리는 텅 빈 상태였고, 그 사이 카페에는 사람이 많아져 애매한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애매모호한 환경이지만 얼른 끝내고 싶었기에 바로 작업에 집중했다.
오랜만에 여유를 즐겨보려 커피와 함께 주문했던 토스트가 딱딱해질 즈음에야 어느 정도 정리를 끝냈고, 급히 커피와 토스트를 흡입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자, 이제 정말 마지막 점검만 하고 메일 발송만 누르면 오늘의 할 일은 끝이다.‘
난 절실히 눕고 싶었다. 이미 오늘 하루의 에너지를 다 쓴 상태였다.
그리고 그렇게 18개의 발송실패 메일을 받았다.
발송실패의 이유를 도통 알 수 없었다. 처음 메일을 보냈을 때는 발송실패 오류가 난 것 같으니 잠시 후에 다시 발송해 보라는 메일을 회신받았고,
그다음도 마찬가지였다. 혹시나 받는 분의 메일함이 꽉 찼거나 문제가 있는 걸까 싶어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으나 딱히 방법이 보이지는 않았다.
다시 보내고, 또다시 보내고, 같은 도메인의 내 메일주소로도 보내보고, 파일을 하나씩도 보내 보고, 파일명을 바꿔도 보고, 메일 내용을 줄여보기도 하고 결국엔 분노가 차올라 머리를 쥐어 잡고 있었다. 대체 이유가 뭘까. 평소엔 아무 문제 없이 보냈던 것 같은 이 평범한 파일이 계속 오류가 나는 이유가 뭘까.
밖이 어두워지고 집안 불을 켜야 할 때가 왔지만 이 메일 발송을 성공할 때까지 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인터넷 검색과 메일 사이트 도움말 등을 찾은 결과. 파일 형식에 문제가 있는 듯 보였다. 파일 중 .hwpx로 되어있는 파일이 하나 있었던 것이다.
해당 파일 하나만 보낼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hwp 파일과 .hwpx 파일을 같이 보낼 때 문제가 되어 보였다.
게다가 .zip 파일은 첨부 및 발송이 안 되는 메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겨우 문제점을 찾아 파일 형식을 .hwp로 맞춘 후 다시 떨리는 마음으로 메일발송을 눌렀다. 드디어 성. 공.
마침내 메일 발송에 성공한 후, 보낸 메일함을 눌러보았더니 발송실패한 메일 수가 18개다.
이 상황과 이보다 잘 어울리는 숫자가 있을까?
아무쪼록 다시는 발송실패 메일을 마주하는 일이 없길 바라며,
이제는 제발 좀 누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