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언제든 좋다.

퇴사 후 일상

by 뚜작


Day 62


한두 살 나이가 먹어가고 각자의 직업, 가정 등을 가지게 되면서 친구들과 모이는 일이 점점 드물어진다.

그래서 만나는 날이 더욱 소중하다.

지금 살고 있는 곳과는 다른 지역의 대학을 나온 나에게 대학동기들과의 만남은 매번 지역을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번거로움을 이기고 매번 내려가는 이유다.


한 친구는 카페를 운영하고, 얼마 전 소중한 가족이 늘어서 주말에 시간을 내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는 그 친구의 카페로 약속장소를 정했다. 조금이라도 친구의 얼굴을 보고 친구와 시간을 보내기 위한 선택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타지에서 오는 친구가 또 있고, 각자의 일정을 보고 와야 하기에 도착시간을 맞추기도 어려웠기에 약속장소 카페의 사장님이 친구인 점이 좋은 점이기도 했다.

난 두 번째로 도착했는데, 제일 먼저 도착한 친구는 역시 카페 사장님과 수다 중이었다.

나도 합류하며 세 명이 되었고, 또 다른 친구들이 하나씩 오기 시작하며 우리는 그제야 2층의 넓은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어릴 때 (물론 아주 어릴 때 만난 건 아니다. 대학 동기들이니까.. 성인이 되며 만난 친구들.) 만난 친구들과는 몇 년 만에 만나도 어색함이 없다. 며칠 전에 봤던 몇 년 전에 봤던 다들 모인 그 순간은 다들 처음 만났을 때의 나이로 돌아가서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이야기한다.

분명 매년 볼 때마다 하는 이야기인 거 같은데 매번 재미있다.

너무 오래된 이야기들이라 서로의 기억이 다르거나 왜곡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마저도 재미있다.


먼저 눈에 보이는 달라진 점을 찾자면 빨라진 귀가 시간과, 마시는 술의 양, 그리고 역동적인 활동들이 줄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새벽까지 노는 건 기본, 좁은 자취방에 다 같이 들어가서 자거나 바로 수업에 가거나 그래도 그날 저녁에 우리는 또다시 모여서 놀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었다.

매일 저녁 술이 함께했고 당구, 볼링, 노래방 등의 역동적인 활동들은 기본옵션이었다. 지금처럼 카페 갔다가 저녁 먹고 안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치 아이들이 낮에 뛰어놀아야 밤에 제시간에 잘 잠이 드는 것처럼, 우리도 온 체력을 다해 놀아야 무사히 각자의 집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대화 주제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어릴 때는 무슨 대화를 했을까. 학교, 과제, 연애, 뭐 하지, 뭐 먹지, 뭐 그런 이야기들이 아니었을까?

오늘의 우리는 건강, 결혼, 아기, 좋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다.

건강을 걱정할 나이이고, 결혼한 이야기, 결혼을 하고 싶은 이야기, 아기계획, 아기에 대한 생각,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좋은 사람이다 등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근황을 알리며 마주했고, 서로의 건강과 결혼, 행복을 바라며 각자 택시를 타고 헤어졌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우리는 모두 좋은 사람이다.

그만큼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소식을 들려주길 바라며,

오늘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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