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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대에게
선량한 나의 친구
by
김구스
Jul 30. 2020
오래도록 원하던 직업을, 그녀는 얻어냈다.
그녀는 아주 오래도록 그 꿈을 향해서 달려왔다.
내가 첫 회사에 입사하고, 퇴사를 하고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시간들 속에서도 그녀는 묵묵히 하나의 길을 걸어갔다.
이윽고 그녀는 합격을 거머쥐고 연수를 받고, 무사히 발령을 받았다.
순탄하게 집을 계약하고 짐을 옮긴 그 어느 날에, 문득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나 사실은 지금 상황이 두려워."
"그건 어째서야? 너무 잘 되고 있는것 같아 보이는데."
"바로 그 부분 때문에. 나는 내가 불행하다고 느꼈어. 이건 나에게 거는 주문이기도 한데, 너무 행복하면 이 다음엔 얼마나 불행해지려고 그러는 걸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그래서 순탄한 지금이 무서워."
누구보다 행복해도 되는데, 두렵다니.
"그리고 아침에 못 일어날까봐 무서워. 지각 하면 어쩌지? 누가 깨워 줄 사람도 없는데."
나는 이야기했다.
"일어나는건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어. 너가 일어날 때까지 계속 전화 할께. 알잖아, 나 아침에 잘 일어나. 절대 너가 늦도록 두지 않을게. 음. 회사랑 3분 거리니까 준비하는 시간 고려 하면, 보자, 7시에 전화 하면 되는거지?"
"진짜 깨워 줄 수 있어? 그럼 좀 안심이야. 혼자서 여기 있을걸 생각하니까 무섭기도 하고 걱정되고 그래."
"괜찮아. 너는 언제나 너답게 또 멋진 사람들을 잔뜩 친구로 만들고 잘 해낼거야.걱정 하지마. 내가 자주 놀러 갈게."
나는 그녀의 불안을 들었던 날, 새벽 4시 무렵 잠이 들었고, 정확히 7시에 일어나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법 잠에서 깬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안녕. 잘 잤어? 오늘 첫 출근 축하해. 잘 다녀와."
"응. 진짜 전화 줬네."
"그럼 당연하지. 잘 다녀와. 있다 밤에 또 연락할께."
온 종일 서류 정리를 하고 조용한 저녁을 맞이하고 있을 무렵에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많이 긴장 했는데, 다들 좋은 분이셨어. 다행이면서도 또 너무 다 좋은 일들만 일어나는것 같아서 걱정이야."
"다행이다. 다들 좋은 분이셔서."
"응. 다들 정말 따듯하게 대해 주시더라고."
"그래. 네가 아마도 친절하게 인사도 잘 하고 해서 그렇게 대해 주셨겠지. 그런데, 걱정 하지마. 넌 무조건 잘 될 수 밖에 없어. 정말로 걱정이 불필요해. "
"진짜로 그럴까?"
"그럼 당연하지. 내가 널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닌데. 자그만치 10여년이 넘는 세월이야. 그 동안의 노력이 지금 복으로 온거야. 두려워 하지마. 당연하게도 너는 무조건 잘 될 수밖에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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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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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틸레토 힐을 좋아하고, 원피스를 즐겨 입으며, 자세히 밑그림 그리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 가방에는 탭북과 플랫슈즈 그리고 다이어리가 늘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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