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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YSTAL KIM Mar 08. 2020

양손잡이의 인생




"궁금한 게 있어."

"뭐든 좋아요. 뭔가요?"

"넌, 오른손잡이도, 왼손잡이도 아닌 양손잡이잖아.  네가 머릿속으로 오른손을 써야지 혹은 왼손을 써야지 하는 규칙이 있는 거야?"

"아, 그건 규칙 이라기보다는 내재되어 있는 법칙 같은 거예요. 뭐랄까, 음, 자동으로 손이 가게 되거든요."

"이를테면?"

"이를테면, 글은 오른손, 가위질은 왼손, 바느질도 왼손, 칼질도 왼손으로 움직여요."

"신기하네. 음. 그럼, 술잔은?"

"술잔은 왼손이 잡아요. 생각해보니, 글을 쓰는 걸 제외하고는 전부 왼손이네요."

"하지만 너, 책 넘길 때에는 오른손으로 하던데."

"그래요? 그건 저도 잘 모르던 사실이네요. 그렇구나. 나는 책은 오른손으로 넘기는구나."


"불편한건 없었어?"

"음..딱히... 아, 갑자기 생각난건데. 저는 오른손이든 왼손이든 불편하다는 생각 안하거든요. 근데, 제가 운전을 하거나 옷을 만들거나 가위나 칼질을 할때, 다들 불안하다고 한마디씩 거들어요. 저희 아빠는 그게 어느날엔 서글퍼 보였다고 해요. 눈물이 났었다고. 왼손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는게 너무 애처로워 보였다고. 실제 살아가는 나는 전혀 불편한게 없는데. 보통 사람들이랑은 행동이나 생활법이  달라보이니까, 으레 불편하게 살겠다하고 짐작이 되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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