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항상 얘를 만나고 오면 기분이 좋다. 대화의 주제는 가늠 할 수 없어서 언제나 이리로 갔다가 또 저리로 온다. 10년의 세월을 함께 보냈다. 서로의 교복을 입은 모습이나, 서로의 졸업이나 입학식날, 첫 출근날 , 등등.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더 많은 사이로, 또 그 예전이나 지금이나 서로 많이 좋아하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만나게 된거냐며 웃음 짓는데, 그런 하잘것 없는 대화 조차도 시원한 보리차 마냥 정겹다. 뭉근하게 인연을 이어 나갈 수 있어서 이번 생은 참 다행이다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고맙고 귀한 사람이다.
그래서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참 복을 많이 받았네 하고선 말이다.
어떤 어려움이나, 상처 그리고 질투 따위들도 금세 저 만치 내려앉는다. 그래 나는 참 이 친구를 알아서 참 다행인 시절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