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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YSTAL KIM May 28. 2020

꼭 만나게 될 운명의 인연들을 기다리며




초등학교 시절 무렵이었던가, 나는 당시 처음 미국드라마 ‘미드’를 접했다. 처음 내가 접했던 미국드라마 프렌즈를

 오래도록 걸쳐서 프렌즈스러운 무언가가 없을까 하고 입맛을 다시던 중에 ‘빅뱅이론’을 접했다. 빅뱅이론은 덕후라 통칭 할 수 있는 괴짜 공학자 친구들의 일상 이야기를 담아낸 이야기다. 나도 한 덕후 하는지라 에피소드에 나오는 만화며 덕후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뜨끔 하는 마음과 동시에 공감을 멈출 수가 없었더랬다. 그러니까, 아주 그냥 즐겁게 보았던 기억이다. (털어 놓자면 아직도 가끔 빅뱅이론을 찾아보기도 한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서 빅뱅이론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고, 영 쉘든 이라는 드라마가 제작되었다. 쉘든의 어린 시절에 관한 드라마인데, 귀엽고 영특해서 웃음이 난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에피소드의 마지막 부분이다.

노벨상 시상식을 라디오로 함께 듣자고 전교생에게 방송하고, 시리얼이며 우유를 정성스럽게 준비한 셀든.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이 응원하는 사람의 노벨상도 불발이 되고야 만다. 어린 쉘든은 상처받은 마음에 영원히 자신은 혼자이고야 말것이라며 울음짓고야 만다. 하지만, 장면은 전환된다. 같은 시각 똑같이 노벨시상식 방송을 라디오로 청취하고 있는 아이. 잠을 곤하게 잘 자는 여자 아이. 우주를 사랑하는 아시안계 아이. 마술과 게임을 사랑하는 아이. 어린이 선발대회 수상자인 금발 머리 아이. 그리고 손전등으로 몰래 책을 담뿍 읽는 아이.

그리고 어른 쉘든의 독백이 이어진다.

“감사하게도, 영원히 혼자일 것이라는 나의 예견은 틀렸다.”

반드시 만나게 되고야 마는 인연은 꼭 만나게 되어 있다고 했던가.
내가 꼭 만나야만 하는 그 인연들이 지금 어디에선가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걸 연상하면 웃음이 인다.
그리고 언젠가 꼭 만나게 될 그 사람들을 어서 만나고 싶은 마음과 함께, 만나게 되면 어디 있다가 이제야 나타나게 되었냐고 하면서 아주 곱게 귀하게 마음껏 좋아해 줄테다.

한밤 중 어쩔 도리 없이 심란하게 느껴지다가도, 내가 만나게 될 그 사람들도 현재 이러고 있으려나 생각하면 무언가 마음이 든든해진다. 아, 어서 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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