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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Jun 23. 2020

하루 한 끼 정도는 채식할 수 있지 않을까?

1명의 100%보다 100명의 1%를 꿈꾸며

아침 일찍 요가를 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혼자 수련하다 보니까, 조금 느긋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한 달의 한 개에 도전 자세를 하기로 했다. 이번 6월 달의 목표 자세는 시르아사나 즉, 머리 서기이다. 내게 머리 서기는 쉽지 않은 자세이다. 나는 척추 측만이 있기도 하고, 코어의 힘이 정말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머리 서기를 잘하려면 몸이 가벼워야 한다. 그래서 처음엔, 오로지 ‘머리 서기’ 덕분에 저녁에 샐러드를 먹을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마침, 독서모임 ‘일요 야학’에 채식을 하는 멤버들이 있고 채식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채식을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동물의 섭취를 줄이고 동물의 복지를 생각하면서 하루의 한 끼를 보낼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일요야학 멤버 혜민님은 책 <나의 비거니즘 만화>에는 채식에 다양한 종류가 있다고 말했다. 결코 100% 채식을 하지 않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만의 채식을 정의할 수 있고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했다. 한 명이 100% 채식을 하기보다 100명이 1%씩 채식을 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공유했다.


하지만 나는 고기를 아예 끊지는 못한다. 사회생활을 할 때 ‘저는 채식하는데요’라고 말할 자신이 없고, 또 종종 고기가 먹고 싶기도 하니까.


하루 한 끼 정도로 채식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채식과 관련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첫 번째 읽은 책은, <채식은 어렵지만 채소 습관>이다.


채소 습관은 실천하기 어려운 커다란 목표 대신 일상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방법들을 몸에 익히는 것.


바쁜 아침, 안주, 숙취 다음날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채소 활용법을 알려준다. 인상 적인 레시피는 물에 채소를 담가 먹는 것! 채소를 물에 담가 먹으면 미네랄이 더 풍부해진다. 미네랄이 풍부하면, “모든 영양분이 체내에서 제대로 작용하게 하고 면역력을 강화시켜준다(같은 책, 31p)” 오이+오렌지+레몬 워터 등 신박한 조합을 많이 알려준다. 그리고 평소 아침을 거르는 사람이라면 먹기 좋은 셰이크도. 예를 들어 우엉 셰이크!

평소에 간편하게 마시기 좋은 채소 워터, 안주로 좋은 채소 구이, 숙취해소를 돕는 채소 주스까지 자주 일어나는 흔한 상황에 언제나 적용할 수 있는 레시피를 제공한다.

<채식은 어렵지만 채소 습관> 책 내용 중 채소 워터에 대한 설명1
<채식은 어렵지만 채소 습관> 책 내용 중 채소 워터에 대한 설명2

두 번째 책은 <따듯한 식사> 이다.

‘비건만이 정답일까?
(중략) 어떤 형태로 채식을 하느냐 보다, 음식의 근원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달라도 건강, 환경, 동물 윤리에 대해 점차 관심을 갖게 된다.
스스로 힘들지 않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지속 가능한 식사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은 무엇보다 즐거웠으면 좋겠다.


채식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질 좋은 채소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열이나 향료가 강하지 않은 채식의 경우 본연으 맛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하라, 심채윤 작가의 책 <따듯한 식사> 는 이에 더해 농부님과 자연에 대한 고마운 마음까지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책에서, 그들이 채식을 대하는 태도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책은 농부님의 노력과 땀에 대한 감사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채식에 대한 요리법보다는(레시피가 있기는 하다) 그 채소를 어떤 농부님에게 구했고 그들과 어떻게 소통했으며 그 농부님이 어떤 마음으로 농작물을 재배했는지 더 많이 보여준다. 작가가 농부님의 노력에 감사하며, 채소를 대하는 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매번 마트, 인터넷 쇼핑몰로 사다 보니까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 잊기 마련인데, 농부의 노고에 좀 더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 일 년간 재배했던 무, 배추, 감자 등을 갈아엎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제야 어렴풋이 이해하게 됐다.

농부님에게 감사를 나누는 마음
맛있는 과일, 채소를 제공하는 농부님의 구매처

그렇게, 나는 용기를 얻어, 하루 한 끼 채식을 시작했다.

사실 하루 한 끼 채식 구성도 완벽한 vegan은 아니다. 계란을 먹기도 하고, 우유도 먹는다. 그래도 의식적으로 채소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그래도 계란이나 우유를 먹을 때도 동물 복지를 한 번쯤 확인해서 먹게 되었다. 소비자가 찾아야, 좋은 마음으로 좋은 일을 하는 공급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은 진리니까.



본문에서 소개한 책입니다.

<나의 비거니즘 만화>


<채식은 어렵지만, 채소 습관>


<따듯한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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