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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비 Jul 21. 2023

항암이야기

투병기록: 2022.8.24.

일기처럼 내 삶을 적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이지선 님의 책을 보고 매일매일 나의 삶을 적어보며 나의 감정과 생각과 일상을 나누어 보려고 한다.

선물로 받은 이지선 님의 책을 읽어 내려가며, 지금 현재의 나의 삶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일하지 않음) 나의 게으름을 느끼며 투병생활을 하는 나 자신 그대로를 표현하며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는 행위자체거 큰 의미로 다가올 거 같아 글을 적어보려 한다.

유방암 진단을 받고 4달의 시간이 흘렀다. 직장을 휴직하고 매일매일 단조롭지만 건강해지려 애쓰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벌써 ac항암을 4번이나 했고, 4번의 선항암이 남아있다. 몸은 쉽게 피곤하고 조금만 무리하면 지쳐서 누워 있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지금!


바쁜 빡빡한 삶이 알차게 인생을 꾸리는 것이라 생각했던 나는 이러한 삶이 너무나 게으르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나에게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질문한다. 생각보다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했고, 힘든 항암치료를 무사히 견뎌내기 위해 잘 먹고, 잘 자고 , 걷기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나 자신에게 후하지 않은 나는, 발전적인 일을 하지 않고 있다 때론 자책하기도 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위로하며 오로지 건강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토닥이는 시간들이었다.

요새 나의 가장 큰 근황은 항암치료이다. 우선 항암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

처음 유방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크기가 커서 항암을 먼저 해야 한다고 했을 때, 항암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공포감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하기 어려울 거라는 말 또한 나에게는 아주 큰 충격이었다.(얼마나 힘들면 직장을 못 다닌다는 거지;)

그렇게 일상을 멈추고 시작된 항암치료는 3주에 한 번씩 이루어졌고 항암주사를 맞는 경험은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은 기분 나쁨이었다.

미각을 잃었고, 좋아하던 고기는 냄새가 나서 쳐다볼 수 없었으며, 머리가 빠지느라 두통이 심했고 밤에는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 매회차마다 다른 부작용으로 나를 놀라게 했으며, 유방암 이야기 카페에서 본 다양한 사람들이 겪은 부작용을 주차별로 다르게 겪어내는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항암주사와 함께 루프린 주사로 강제폐경을 시킨 덕분에 나는 갱년기 여성들이 겪는다는 열이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체온이 하루에도 수시로 변하는 증상들을 겪고 있다. 이렇게 내 몸속에 들어온 항암제는 무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항암제로 인해 몸뿐 만 아니라 마음이 힘들 때면.... 가끔은 카페에 들어가서 위로도 받았다. 하지만 때론 나보다 병기가 높거나 상태가 악화되는 사람들의 소식이 올라올 때면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리고는 내 삶의 주권은 주님께 있음을 고백하게 됐다(나는 크리스천) 내생명의 주권은 주님께 있다.

인간인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임을 인정하면서, 많이 겸손해지고 내려놓아야겠다고도 마음먹었다.

겉으로 봤을 때 멀쩡해 보이는 나의 몸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암세포 시기들이 다 사라지길 바라며

빨리 회복되고 일상이 찾아오기를....​


얼마 전 mri를 찍었고 중간검사를 했다. 다음 주에 알게 될 소식들이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이 시간들을 잘 이겨내야겠다. 그리고 감사해야겠다.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길 바라며...


-2022.8.24. 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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