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힘들어 단순히 퇴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려움보다 중요한 건, 나답게 살아가고 싶은 용기라는 걸

by 나로서다


'정규직'

이 일에 계속 머물 수 있는 이유이자,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게 만드는 단어다.


올해 말이면 지금의 회사에 다닌 지 3년이 된다.

1년, 2년 차에는 단순히 일이 힘들어 그만두고 싶단 생각을 자주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시간을 버틴 것이 내겐 또 다른 의미의 성장이었다. 특히 힘든 순간을 견디는 법, 감정적으로 흔들릴 때 일상을 조율하며 균형을 맞춰가는 법을 배웠다. 여전히 버거울 때도 있지만, 사회 초년생으로서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첫 회사에서 결혼도 하고, 현재는 아이를 계획하고 있다. 회사에선 육아 정책도 잘 갖추어져 있다고 해도 과연 이 일을 계속하면서 육아를 병행할 수 있을까 두렵다. 지금도 야근이 잦은데, 아이까지 돌볼 수 있을까. 육아휴직 후 복귀해 잘 적응한 선임들도 있지만, 내가 과연 그렇게 해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이런 현실적인 고민 끝에 퇴사를 결심했지만, 주저하게 된다. 회사를 나가면 육아휴직을 쓸 수 없을 테고, 주 수입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임신한 상태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퇴사한다면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하지? 머릿속은 끝없는 시뮬레이션으로 가득하다. 이런 고민으로 인해 스스로 제약을 계속 건다.


'여기서 나가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육아휴직 쓰면서 1년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있을까'

'다른 곳에선 더 힘들지도 몰라. 여기서 나름대로 계발하며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데...'


이런저런 생각에 퇴사를 고민하다가도, 결국 '그냥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지'라며 스스로를 설득한다. 그렇게 멈춰 있는 나를 본다. 지금의 일을 시작한 이유에서 보면 처음과 같은 열정이 나진 않는다. 정말 누군가의 '취업'을 위해서 고민했던 그런 마음이 지금은 나의 인생의 있어서 지금 일이 괜찮은지를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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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취업지원제도 안에서의 상담은 매뉴얼 안에서 진행된다. 실적을 위한 구조 안에서 상담사로서 내가 하고 싶은 상담을 하고 있는 걸까. 참여자에게 힘을 빼야 할 순간이 오고, 시간에 쫓겨 전화를 걸지 못한 날엔 미안함이 남는 날도 있다. 구조화된 상담을 할 수는 있지만 정작 한 사람을 위한 깊이 있는 상담은 부족하다 느낄 때가 있다.


나는 이 '정규직' 안에서 주어진 만큼만 하며 육아휴직이라는 제도를 누릴 것인가.

아니면, 퇴사 후 새로운 길. 나다운 일, 하고 싶은 일을 따라 찾아 나설 것인가.

그 방향은 결국 내가 결정해야 한다.


고맙게도, 남편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나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해.'라고 지지해 준다. 그 말 한다미에 마음이 울컥했다. 막막함 속에서도 다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건 누군가의 지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나도 안다. 어디를 가도 쉬운 길은 없을 거라는 걸.

하지만 지금은 나를 믿고 걸어보는 연습이 필요한 시기다. 정답은 없고, 완벽한 조건도 없겠지만 내가 선택한 길에서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의 고민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내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따라가 보려 한다.


두려움보다 중요한 건, 나답게 살아가고 싶은 용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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