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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Mar 14. 2022

당신은 정말 중요한 사람이다

이 말에 빨간 볼펜으로 내가 써 넣은 말은

pm 10:52~11:52


배우 박정민의 산문집 '쓸 만한 인간'을 이제야 다 읽었다.

다른 책 몇 권을 전전하면서 읽느라 오래 걸렸다.

그래도 끝까지 다 읽은 것은 그의 진심이 예뻤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생각도 꽤나 많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의 책 214페이지에,

'당신은 정말. 중요한 사람이다.' 라는 대목이 나온다.

정말, 다음에는 당연히 쉼표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눈 씻고 다시 보아도 마침표다. 어떤 심.오.한. 의미가 있으리라 믿는다. 사실 별 의미가 없어도 상관없다. 이 말은 '맞는'말이니까.


예전에 책을 읽을 때는 절대 책의 귀퉁이를 접지 않았다. 신성한 '책'님을 어떻게 접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은 마음껏 접는다.

전에는 형광펜(노랑 혹은 주황)으로 줄을 치고 파란색 볼펜으로 코멘트를 달았다. 코멘트의 양은 극히 적었다.

지금은 빨간 볼펜 하나로 다 해결한다. 지하철에서 두 가지 펜을 쓰는 것이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생각을 쓰는 빈도와 양이 현격히 늘어난 탓이다.


그렇다면, 이 볼펜으로 나는 어떤 생각을 책에 남겼을까.

'당신들이 없으면, 이 사회는 지탱되지 못한다. 그러니 좀 더 '자부심'을 가져라!' 라고 썼다.

이것은 나의 진심이었다. 요즈음의 평범하고 욕심없으면 게으르다고 치부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한 반감의 영향인 것 같다.


사업 안 하고 회사 다니면, 아파트나 주식에 투자 안하면, 하루하루 꾸준히 일하며 일상을 소중히 여기면 왠지 바보가 되는 듯한 느낌. 하지만 진정으로 이 사회는 그렇게 매일을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돌아간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자신들의 소중하고도 당연한 권리를 빼앗기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정치의 임무이고, 그런 정치가 행해지도록 감시하는 것이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가끔 이 펜데믹 상황에서도 우리 사회가 이렇게 온전히(?) 돌아가고 있는 것에 너무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문득문득 놀랍다. 근성을 가지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분들의 노력을 절대 폄하해서는 안된다고 여긴다.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온전히 자신의 몫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본주의라는 것이 신기한 요물이어서, 어떤 장치(?)를 하려고 하면 그 반대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에 정치가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 수도 없기에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내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반복해서 노력하면 천재에 가까워질 수는 있는 것처럼,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애쓴다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지금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완전하지는 못하기에-다른 선진국에 비해 훨씬 못미치는 사회 안전망 등) 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이고, 사회는 우리가 그 사실을 잊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나의(우리의) 세상을 유지시켜주는 귀한 사람들을 서로서로 지켜주었으면 한다. 반드시 그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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