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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Jun 16. 2024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리뷰

저도 이런 스타일입니다만, 더 이렇게 살기로 했습니다

이서원 작가님은 사회복지학 교수님이면서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상담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해주시는 분입니다. 30년 넘게 교수와 상담 전문가로 지내시면서 그 누구보다 사람들의 행, 불행의 요소에 대한 통찰을 지니게 되신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자신의 마음가는 대로의 삶을 살기 위해 교수 자리도 내던지는 강단이 부러웠습니다. 밥도 돈도 되지 않는 온갖 모임을 만들어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세상의 해결책을 찾아가는 모습도 너무나 좋았습니다. 저는 겨우 모임 하나를 이끌고 있는데도 여러 가지 고민을 안게 되는데, 여러가지 일들을 척척 해내는 용기와 추진력은 좋은 인성(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과 본질을 보는 힘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님은 재미있게 살아가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며, 자기 자신의 얼굴로 살 수만 있다면 즐거운 삶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사람의 일생은 고통과의 싸움이기에 그런 고통을 즐거움으로 바꾸려면 자신만의 인생 공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인생의 어느 지점인가에서부터 '수행자의 마인드'로 살아가자고 생각하면서 지내왔습니다. 또한 제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런 일이라면 조금 고통스러운 부분이 있더라도 견디고 시간을 쌓아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한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잘 관찰하고 대해주기 위해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살아간다는 작가님의 말씀은 정말 크게 공감이 갑니다. 어느 정도의 성취를 이루신 분들의 공통적인 실천/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세상의 기준에 연연하지 않는 유연함으로 자신과 가족, 주변사람을 관대하게 대해주면, 노년 생활도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서로 통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로의 행동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되 이야기를 잘 들어주려고 노력한다면 문제는 줄어들고 개선될 수 있을 것입니다(물론 극단적 조치가 필요한 일이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만).


공허하지 않으면 사는 게 외롭지 않다고 합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나다움을 잃지 않는다면 혼자 있어도, 함께여도 즐거울 수 있습니다. 내 속의 내가 단단함을 지니고 있으려면 스스로에 대한 탐구를 계속해야 합니다. 자신과의 관계를 잘 가꾸어야 하겠습니다.


늘 진심으로 살아가며 모든 것을 대한다면, 인생은 즐겁고 재미질 것입니다. 저도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어갈 때쯤 모임을 통해 다시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지내는 것은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선한 의지를 만나고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을 만나면, 참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저도 좋은 사람, 베푸는 사람이 되고 싶어 집니다.


이 글에는 약과 된장찌개의 비유가 나옵니다. 처음할 때 재미있으면 된장찌개, 괴롭거나 싫으면 약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뭐 그런게 아니라 세상에 올 때 내가 가지고 온 것들은 조금만 노력하면 속도가 나서 금방 잘하게 되고 오래도록 좋아할 수 있으니 너무 애쓰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자는 것이지요. 저도 고등학교 때 수학을 잘해야 한다고 부모님이 강요하셨으면 땠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해집니다.


작가님은 보통 아침 6시에 일어나시는데, 샤워 30분, 서재에서 글쓰기 1시간 정도, 그리고 마음에 드는 문구를 골라 깨달음을 얻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지혜를 키워놓아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상담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전하는 말의 깊이와 실력이 필요하며, 그런 바탕을 쌓아놓아야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까닭입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결국 좋은 사람, 이 돼야 하는 것 같습니다. 30년 동안의 상담을 통해서 행복은 결국 관계,라는 것을 느끼셨다(이 책에서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라고 표현하셨습니다)고요. 또한 너무 내일만 바라보지 말고 하루하루의 오늘을 소중히 여기면서 누리고 살아가는 삶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오늘만 보고 살아갈 수 있다는 작가님은 자신이 흔쾌해지는 인생을 산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런 말씀을 들으면 왠지 숙연해집니다. 숨이 턱턱 막히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조금은 여유를 스스로에게 주어보자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사주는 타고난 운명이라 바꿀 수 없지만 팔자는 마음가짐이어서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대하면 팔자가 펴진다고 합니다. 명리학 선생님이 알려 주셨다고 하는데요, 저는 요즘 이것을 정말 눈으로 보고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것을 많이 가지신 분들도 스스로 자신의 길을 막아버리는 듯한 행동을 하시는 것을 목도하니까요. 좋은 마음은 자전거로 타고난 사주도 쭉 뻗은 좋은 길로 인도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남과 비교하면서 괴로워하지만 않아도 스스로에게 충실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제 묘비명은 '이렇게 한 판 잘 놀다 갑니다. 감사합니다'로 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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