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플리마켓, 그냥 따라 열지 마세요

플리마켓을 만들고 싶다면, 이 5가지를 먼저 물어보세요

by 이수정

요즘 플리마켓을 연다고 셀러들을 모집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많이 본다.

아무래도 스몰 브랜드들이 많아지면서, 고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장면’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도 함께 늘고 있다.


그래서 브랜드 입장에서 플리마켓에 참여하려는 수요도 많아졌고, 이 흐름을 기회로 삼아 브랜드형 플리마켓을 기획하는 팀들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왜 여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어떻게 꾸밀지’, '어떻게 셀러들을 많이 모집할지'만 고민하는 플리마켓이 너무 많다.


누군가의 포스터, 구성, 셀러 스타일을 복사해 비슷하게 열면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브랜드는 고객의 기억에 남지 않는다.


좋은 플리마켓은 하루짜리 행사가 아니라, 브랜드 철학이 경험으로 드러나는 무대가 되어야 한다.


이 글은, 그 ‘무대’를 만들고 싶은 브랜드들을 위한 시작점이다.




고객은 모든 걸 기억하진 않지만, 감정은 남긴다

요즘 플리마켓은 다 예쁘다.

우드 테이블, 리넨 천막, 간결한 간판, 감각적인 셀러들. 분위기만 보면 어디든 “잘 만들었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흠칫'한다.. 간만의 숲 플리마켓의 분위기이기 때문이다.ㅎ)


하지만 고객은 플리마켓을 분석하러 오지 않는다. 일일이 부스를 뜯어보거나 “이 브랜드는 왜 이런 구성을 했을까?” 고민하지 않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모든 걸 돌아보고 나면 ‘느낌’이 남는다.


이 플리마켓, 뭔가 좋았어.
여기 브랜드들 진짜 괜찮다.
이 공간 다시 오고 싶다.


그건 우연이 아니다.

공간의 리듬, 제품의 흐름, 체험의 속도, 말투, 음악, 문구— 이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의도’된 경험으로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고객은 그걸 언어로는 설명 못 해도, 감정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플리마켓은 그냥 ‘잘 꾸미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이 한 바퀴 다 둘러본 뒤에도 “이 플리마켓, 뭔가 자연스럽고 좋았어. 이 브랜드가 만든 거였구나.”라는 감정이 남으려면, 안내 문구 하나, 음악 한 곡, 배치 방식 하나까지 브랜드의 톤과 결에 맞게 연결돼 있어야 한다.




브랜드마다 플리마켓을 여는 이유가 달라야 한다

플리마켓을 여는 이유는 브랜드마다 다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걸 헷갈려한다.

“다른 브랜드도 하니까 나도 해야 할 것 같고,

뭔가 오프라인은 해보긴 해야 할 것 같고…”

그래서 무작정 일정을 잡고, 셀러를 모집하고, 예쁜 포스터를 만든다.


그런데 왜 여는지를 정리하지 않으면, 끝나고 나서도 무엇을 얻었는지 명확하지 않고 고객에게도 무엇을 남겼는지 모호한 행사가 된다.


예를 들어,

더 많은 고객들을 모으기 위함인지?
지역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고 싶은 건지?
브랜드의 철학을 알리고 싶은 건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은 건지?
등등..

같은 ‘플리마켓’이라는 형식을 써도, 담기는 메시지와 흐름, 경험 설계는 전혀 달라야 한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건 ‘우리 브랜드는 왜 지금, 이 플리마켓을 열렸는가?’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대답을 먼저 정리가 돼야 한다.




내 브랜드만의 방식으로 여는 것

이제 목적이 정리됐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건 그 목적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것인지다.

같은 형식의 플리마켓이어도, 브랜드에 따라 공간 구성, 체험 방식, 말투, 진열 방식, 셀러 선정 기준까지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브랜드의 핵심 키워드가 ‘특정한 지역’이라면 제품뿐 아니라 셀러, 먹거리, 음악까지도 지역 기반으로 연결해야 한다.


또한 브랜드가 ‘치유’를 말하고 싶다면 단순 판매보다는 천천히 머무는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체험 공간, 여백, 느린 리듬, 따뜻한 말투가 핵심이다.


혹은 '비건 컬처 기반의 F&B 브랜드'라면 미니 레시피 체험존, '아트워크 기반 패션 소품 브랜드'라면 즉석 프린팅/커스터마이징 스테이션 등도 활용 가능하다.



플리마켓 체크리스트 5가지

체크리스트는 더 많지만, 지금 바로 점검해 볼 수 있는 다섯 가지만 먼저 공개한다.


1. 우리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핵심 감정은?

2. 이 플리마켓에서 고객이 가장 오래 머물렀으면 하는 공간은? (→ 중심 동선은 어디에 둘 것인가?)

3. 우리 브랜드다운 언어는 무엇인가? (→ 안내 문구, 포스터 톤, 스태프 말투까지 통일되어 있는가?)

4.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어떻게 시각화할 수 있을까? (→ 진열 방식, 배경 디자인, 체험 키트 등)

5. 이 행사를 경험한 고객이 어떤 감정을 기억하길 바라는가?


진짜 남는 플리마켓은 하루가 지나도 “아, 그 브랜드는 진짜 다르더라”는 감정 하나를 남긴다. 그리고 그 감정은 ‘나만의(브랜드) 방식’이 된다.




벤치마킹만이 전부는 아니다

요즘 잘 되는 플리마켓을 보면서, “와 우리도 저렇게 해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타 브랜드의 구성, 동선, 셀러 리스트, 분위기, 포스터까지 참고하는 일이 많다.


벤치마킹 자체는 나쁘지 않다. 처음 기획할 땐 당연히 다른 사례들을 참고하는 게 좋다. 문제는, 거기서 멈추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


결국 내가 보는 저 멋진 플리마켓도 그 브랜드만의 문맥과 뿌리, 리듬 속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그걸 겉으로만 따라 하면 고객은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인데?”라는 데자뷔만 남긴다. 그리고 그 감정은 브랜드의 고유함을 지워버린다.


그러니 이렇게 해보자

벤치마킹은 ‘무엇이 좋았는지’를 정리하는 참고자료로만 사용하기

내 브랜드에 맞는 방식으로 재해석·재배치·재문장화하기

타인의 감도에서 출발해도, 내 브랜드만의 방식으로 끝나야 한다!!!(제일 중요)





이수정

로컬과 자연을 기반으로 감도 높은 프로젝트를 만듭니다.

1. 인사이트 아카이빙 @startupunboxing

2. 팀 유벡스 @ubx.team

3. 간만의 숲 @ganman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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