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 어느 누가

죽음을 품은 삶

by 하계의 이난나



양평엔 밤 기온이 많이 찹니다.


가을이 온 걸 느끼기도 전에 서리가 내리듯 찬 기온이 집주변을 감싸고 있어요.





오늘은 아침부터 창밖에, 까마귀 여러 마리가 쉬지 않고 울어댑니다.

한두 시간이 넘도록 울며 나는 까마귀 소리를 들으며, 자연스레 어느 짐승이 죽었나 보다, 싶었어요.


사실, 제가 없던 날에 늘 와서 제가 주던 밥을 먹던, 구내염이 심해 크지 못하던 작은 고양이가 죽었다고 전해 들은 참이에요.


그 아이는, 죽음이 다가온 순간에도 밥을 찾아 그릇이 있는 구석에 머리를 두고 앓아누웠다고 해요.

그리고 다음날 새벽에 보니 숨을 거두었다고요.


그 모습을 본 집주인께서 집 뒤편 대추나무 아래에 묻어주셨어요.

저는 흙을 더 퍼다가 덮어주며 토닥이고, 그 아이가 숨을 거둔 순간이 많이 아프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까마귀 울음소리가 문득 제가 없던 날 일어난 죽음을 생각게 하고, 의식 깊은 곳에서 잊고 있던 노래도 떠올렸어요.



"오늘은 그 어느 누가 태어나고, 어느 누가 잠들었소"



김창완 님의 오래전 노래인데, 이십 대 젊은 날 어찌해서 이런 노랫말을 만드는 깊이를 갖게 되었을까, 새삼 감탄하며 삶이 편안하지 못하고 아프고 굶다 떠난 고양이와, 사람으로, 의식 있는 존재로 어딘가에서 탄생하고 있을 어떤 존재들을 축복하게 됩니다.



"거리의 나무를 바라보아도 아무 말도 하질 않네"





가을이 깊습니다.



https://youtu.be/IOMcf5dx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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