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어
커튼 자락에 닿은 바람 같은 노랫소리에 잠이 깨었습니다.
'오 솔레미오', 가사는 하나도 모르지만 음절은 익숙한 노래가 남자 삼중창으로 울려 퍼지고 있었어요.
노랫소리는 19층 아래 아파트 단지들 사이 사거리 참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나오는 거였는데, 그렇게 큰 소리로 음악이 들린 게 오랜만이기도 하고 평소엔 아이돌 노래가 주로 들렸기에 새삼스러워 흥미롭게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동명의 조용필 곡을 리메이크한 '바람의 노래'가 흘렀습니다.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듣고 있다 보니 음? 누군가 따라 부르는 소리가 들려요.
노래가 끝나고 이번에도 다시 익숙한 멜로디, 가사는 모르지만 흥과 힘이 솟는 노래, 영화 국가대표 OST 'Butterfly'가 나오고 노래가 끝나자 이번에는 몇 사람이 치는듯한 박수소리가 들립니다.
흥에 힘입은 걸까? 한 번 더 '오 솔레미오'!
이번엔 어쩐지 좀 더 커진듯한, 학교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가 아파트 대단지 두 개와 사거리를 가로질러 우리 동 바로 앞 공원을 관통하며 날개를 단 느낌으로 울려 퍼집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오 솔레~ 오 솔레미오'를 따라 부르는 소리가 더 커지고, 노래가 끝나자 박수소리도 커졌어요.
가만히 들어보니 박수소리는 교실 여기저기서 나왔던 것 같아요.
따라 부르는 소리도, 합창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들린 걸 보면 아이들이 교실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불렀던 거예요.
아침,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가 노래, 아이들의 노랫소리인 게 참말이지 행복했습니다.
신나고 벅찬 노래가, 아이들의 목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지는 이 아침은 오늘도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아이들을 기르며 노래에 공명하고 함께 느끼며 노래 노래 부르며 함께 살아감을 새삼 느끼고 안도하게 해주는 것이었어요.
그러고 보니 집 앞에 학교가 있으니 우리 동네 사람들은 복도 많지요.
얘들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