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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담다 Feb 19. 2023

김밥과 국밥

여기는 국밥집


국밥


김밥


3남매의 김밥은 칠흙같은 긴긴 겨울을 책임지던 친구같은 녀석이었다.


어릴적 그 겨울은 8살짜리아이 키높이만큼 눈이 내리는 온세상이 하얗게 뒤덮인 방학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긴겨울동안 식사의 전부인 김밥의 기억을 더듬어 가본다.


가을무를 수확하여 항아리에 넣고 땅에 묻는다.조금은 단무지를 만들기도 한다.


노오란 치자 물을 입혀 단무지를 손수 만드시는 엄마의 손 놀리기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가을 벼를 수확하여 추수가 끝난 후 방앗간에서 쌀을 도정한다. 도정 후 쌀겨는 3남매의 삼시세끼를 책임지던 김밥의 속 재료인 단무지를 만들기에 꼭 필요한 재료이다.


물론 어릴적 먹던 그 때의 "김밥'엔 단무지를 넣지 않아도 된다. 마른김 한장 펴고 흰쌀밥에 김장김치 한쪽 길게 넣으면 최고의 식사가 된다.


어릴때 "김밥"을 말던 그 기억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때 붙잡을 수 있었다.지금생각해면 어렴풋한 그때의 기억이 나의 무의식에 자리하고 있었던가 보다.


돈을 벌어야 했기에 "김밥"을 말기로 했다고 믿었다. 나의 무의식에서 불러들인 결과였던 것 같다.


건강이 허락했다면 지금도 설레며 김밥을 말고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김밥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었다. 김밥 속 재료를 거의 다 손수 만들어 김밥을 말고 있었다. 그러기에 결과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으리라 ,


아이들 어릴 적 소풍 때나 길어진 방학 때면 어김없이 말아오던 김밥이었다.

         





국밥


나에게 멀어진 김밥 대신 부산 여행에서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꼭 필요한 여정이었다. 인연은 참 신기한 듯하였다.


김밥을 말아오던 나에게 주위 여건과 상황이 국밥을 말아야 한다고 말을 걸어왔다. 인연의 연결을 통한 국밥 말기는 시작되었다.


어떻게 해서든 자영업자는 잘 말아야 하고 잘 팔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코로나는 나에게 선물을 선사했다. 옆눈으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봐야 함을 알려왔다.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장사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 5년을 그렇게 살아왔다. 공부해야 함을 알게 되면서, 닥치는 대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유료 강의를 참 많이 접했다. 블로그에 "블"자도 모르던 나는 지금껏 천만 원 까까가 되는 수강료를 지출하였다.


배움의 끝은 없지만, 그간의 3년 사이.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김밥이 아닌 국밥을 말게 되기까지 여러 가지 기회들이 있었고, 시행착오도 많이 하였다.


새벽마다 김밥 주문에 맞춰 열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말아오던 "김밥"을 더는 말지 않기로 했다.


아니 그만해야 했다. 그리고 또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김밥"이 아닌, "국밥"을 말기로 했다.


다시 찾아온 기회를 냉큼 움켜쥐고 잘 말아 보려 한다.


상품이 아닌 성품을 팔아라!

박재현 교수님     

자칫 방관하기 쉬운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분이 계신다. 많은 강의를 들으며 3년을 버텨 왔다. 유독 다른 분들과는 달리 말씀하셨다.


물론 나의 인생관과 비슷한 말씀이기에 내 마음에 새겨진 듯하다.


"상품이 아닌 성품을 팔아라!"


이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첫인상은 3초 만에 완성된다고 했다. 나는 직원면접을 볼 때 될 수 있으면 안 좋은 부분은 잘 보지 않으려 한다.


또한 함께 일하는 동안에도 그렇다. 좋은 면만 보고 그렇게 믿는 편이다. 그러면 내 마음뿐만 아니라 서로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국밥집"을 운영하려 한다. 갓 100일이 지난 지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았으며 이제 돌을 향해 가고 있다.




돌이 돌아오는 여름에는 좋은 소식이 넘쳐나길 기대해 본다.



    






일요일 손님께서 국밥을 받아서 들며 소리쳐 여기요! 을 외친다. 무슨 일인지 네! 하고 얼른 뛰어가 본다.


이거 말이요! 국밥에 들어있는 나무요!

이름이 무엇이오? 네네, 그 나무의 이름은 헛개나무랍니다.


아~~

숙취에 아주 특효인 헛개요, 하신다.


국밥엔 숙취에 효과가 있는 헛개나무와 인삼이 들어갑니다. 건강한 한 끼로 최고의 식사입니다.


국밥!     

너무 맛있는데, 이름을 바꾸면 어떤가 하신다.

인삼 국밥으로 바꾸란다. 인삼 향이 참 좋다며 말이다.


네네, 감사합니다. 손님!

생각해 보겠습니다.


얼마 전 용인세브란스병원 푸드코트 카페에서도 메뉴를 보았던 기억이 있다.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인삼한뿌리가 들어있었다.


인삼라떼!


신박하다 생각하며 왔었다. 그런데 손님께서 메뉴명 제안을 하신다 ㅎㅎ


신상품을 만들지 못하면 시장을 지배하거나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체인점이라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대형가맹점이라면 메뉴 개발이나 마케팅이 원활히 이루어질 텐데, 작은 프랜차이즈라 분명 한계점이 있다.


그 한계점을 잘 풀어 나가보자.


메뉴의 차별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작은 프랜차이즈라도 잘 화합해 가는 것이 현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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