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를 볼 때면 나는 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책은 조용한 방 안에서 혼자 읽고 영화도 깜깜한 영화관에서 혼자인듯 보는데,
미술관의 환한 조명 아래서는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다른 사람들이 너무 잘 보여서일까?
내게는 자주 "작품을 그린 작가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보다 "내 옆의 이 사람이 작품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럴 때면 흘깃흘깃 옆 사람을 관찰하며 이 사람은 어쩌다 이 전시를 보러 왔고, 저 작품은 어디가 마음에 들어서 오래 보고 있는건지 상상해 보지만, 부족한 내 상상력으로는 이렇다 할 답을 찾기 어렵다.
결국 나는 집으로 돌아와 "전시 후기", "전시 감상"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서 전시장 안에 있던 다른 관객들의 생각을 찾는다. 그러나 나오는 건 이미 전시 리플릿에서 읽은 전시와 작가, 작품들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들 뿐이다. 가끔은 흥미로운 의견도 보이지만 한 줄을 넘기지 못하고 이내 또 객관적 지식들로 경계를 넘어가 버린다.
사람들에게 미술에서 흥미로운 건 작가나 작품, 미술사 같은 것인 듯하다. 우리는 항상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전시에 대한 호불호가 아닌, 작가가 어떻게 작품을 만들었고 왜 이 작품이 의미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게 굳이 여가 시간에 시간을 내어 전시를 보러 온 이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걸 느꼈는지 그리고 누구인지는 끊이지 않는 호기심이다. 멈춰있는 작품보다 움직이는 관객의 생각이 궁금하다.
그래서 나는 아무도 답해주지 않는 질문의 정답을 스스로 찾기 위해,
전시장 안의 관객들을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spectators_of_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