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by 나를


작년 연말부터 오늘까지 추운 겨울임에도 몸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만큼 일들이 많았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워서 산책 나가는 걸 포기할 정도이다.


이사를 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고 구석구석 틈틈이 정리하지만 속도가 잘 붙지 않는다.


이런저런 핑계로 아들의 대학교 자퇴서를 오늘 제출하러 다녀왔다. 어젯밤부터 눈이 많이 내려 도로 상황에 불안하였지만 그동안 아들이 마음을 못 잡고 불안해 보여서 다녀왔다. 아들은 2022년도에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하였다. 하지만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 결국 자퇴를 하였다.


중학교 과정은 홈스쿨을 하고 예술고에 또래보다 1년 빨리 입학하였다. 그마저도 학교 부적응으로 자퇴를 하였다. 부모로서 착잡한 마음은 물론 아이의 미래를 생각해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아직 성인은 아니기에 나침반이 필요하였다.

일 년의 휴식기를 거쳐, 겨우 설득하여 다시 예술고에 재입학을 하고 우여곡절 끝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맹모삼천지교는 아니지만 물불을 가리지 않고 아이의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 내 온몸을 불살랐다. 남편과 주말부부를 하였고 아이의 고등학교 근처로 이사를 감행했다. 아마도 주변사람들에겐 극성 엄마로 비쳤음에 틀림없었다. 나는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내 상황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 상황을 설명할 에너지도 없었다. 그저 아이의 최종 학력이 고졸이기만을 바랬다. 그래야만 우리나라에서 사람대접을 받을 거라는 선입견을 나도 굳건히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 아이의 천성이 너무 내성적이라 고등학교 과정을 거쳐야 그나마 사회인으로서 최소한의 발을 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이가 또래보다 12~13년 정도는 사회성 면에서 떨어짐을 알고 오랜 속앓이 후 받아들였다. 학교에선 외톨이로 지내며 아이는 이미 온전하게 이 사회를 바라보고 적응하기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엄마만이 기다려주고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임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아이로 인해서 많이 힘들었지만 아이가 나를 진정한 어른으로 성숙하게 하였다.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선 말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개개인의 속도와 개성을 존중하지 않는 교육은 인간의 기본권조차도 지킬 수 없음은 자명하다.

아들이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수능 공부를 시작한다. 많이 늦었고 미래도 불투명하지만 하고 싶은 학문을 찾아서 행복하고 그 길을 위해 매진하는 과정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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