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직장을 다니는 동안,
주중의 스트레스는 짧은 여행과 캠핑으로 풀고 있었다.
그때 즈음, 집사람과 함께 찾았던 강원도 고성의 화진포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고,
언젠가 우리가 나이가 들면 여기 들어와서 살면 어떨까?라고 던진 말에,
그녀는 흔쾌히 수락을 했고, 그 말이 계기가 되어 지금 이곳 강원도 고성군의 천진이라는 작은 해변 마을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되었다.
경기도 가평에서
갑자기 강원도 고성이라니?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다.
가평의 집을 두 손 걷어붙이고, 고치며 살만한 공간으로 만들어 놓을 때 즈음, 우리의 주요 작물이었던 오디가,
결국 병충해를 입어 더 이상 농사를 지속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농약을 치면 쉽게 해결될 일이지만, 우리와 장인 장모님은 그게 너무나 싫었고,
땅이라도 계속 유기농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작물을 포기하고, 몇 년간 다른 대체 작물을 찾아보시기로 하셨다. 그 사이에 난 험한 시골인심과 답답한 공무원의 행정처리 등으로,
불만이 폭발 직전까지 가 있었는데, 결국 난, 다시 물고기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식구들에게 내 비쳤다.
그나마 내가 제일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서핑을 가지고 먹고살 수 있는 곳으로 이주하기로 결심을 했다.
어렵게 내린 결정을 다행히 모두 찬성해 주셨고,
난 서둘러 장소를 물색해 결국, 강원도 고성의 가진 해변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가진 해변의 작은 창고가 딸린 언덕 위의 집.
다들 너무나 부러워하는 마당이 있는 시골집이었다.
하지만 그곳 역시 뭔가 사업을 꾸려가기에는 너무 외진 곳이었고,
말도 안 되는 집주인과의 트러블로, 새로운 공간을 물색해야 했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을 때,
우린 우연히 지나다 발견한 지금의 집.
영양탕 간판이 크게 붙어있었지만,
왠지 호기심이 발동했던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왠지 비싸 보이길래, 비쌀 거야 우리가 하기 힘들 거야 라고 포기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 '임대'라고 써 붙여놓은 종이가 떨어지지 않았다.
어차피 그럴 거 얼만지 물어나 보자.
그렇게 얘기하고,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데, 아저씨가 문을 열고 나오신다.
그러고는 바로 집을 보여 주시는데, 우리가 너무 맘에 든다며,
꼭 들어와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한 5분여를 집을 둘러보는데,
아 왠지 이 집이다.
여기서 다시 시작해보자.
그렇게 우리는 바로 계약을 하고, 4월에 입주를 하기로 했다.
자 이제 본격적인 고생문이 시작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