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탕집에서 서프 샵으로
우리가 계약한 집은 원래 식당이었다.
그것도 영양탕을 전문으로 하는......
그래서인지 지금 샵으로 이용 중인 홀이 널찍하고, 주방이 쾌적하게 잘 만들어져 있었다. 심지어 외부의 화장실도 있고, 2층의 창고 공간도 활용할 수 있기에, 목공과 여러 가지 공예를 공부 중인 나에게는 최적의 장소였다.
거기에 살림이 가능한 화장실이 따로 붙은 방이 있고, 길게 뻗은, 예전에 좌식 손님을 받던 방이 따로 있었는데,
이래저래 쓸모가 많을 거 같았다.
계약을 하자마자, 주인 분들에게 입주 전까지 인테리어를 좀 하겠다 하니, 흔쾌히 허락해 주신다.
예쁘고 깨끗하게만 쓰라고 당부하시며, 다 알아서 하라고 하신다.
그때부터, 대략적인 인테리어를 구상하기 위해 오랜만에 스케치업을 돌렸다. 빠듯한 예산으로 우리가 하나하나 다 만들어가야 하기에, 섣불리 움직이면 낭패다.
그래서, 그 어떤 때 보다도 신중하게, 모든 사안을 결정해야 했고, 수차례 집사람과 시안을 만들고 고치기를 반복하며, 샵의 색깔을 만들어 나갔다.
결국, 결론은 주변에서 볼 수 없는 갤러리, 공방 느낌으로 서프보드를 비롯한 각종 장비를 메인으로 집사람의 그림과 여러 공예품을 전시하고 클래스를 열어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하필 왜? 공방 같은 콘셉트로?
깔끔하게 카페 같은 시설을 만들었으면 좋았을걸? 처음에 우리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곳 천진 해변을 와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즐비한 고급 펜션과 그 사이사이, 아니 펜션 1층은 거의 카페라고 보면 된다. 심지어 투썸 플레이스 같은 프랜차이즈도 있고, 이 동네에서는 인테리어, 분위기 하면 '글라스 하우스'가 너무 유명하고, 우리랑 비슷한 시기에 오픈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을 내세운 '론 존' 도 다들 깔끔하게 잘 차려 놓은 카페들이다. 그런 카페들 사이에서 우리는 정작 카페를 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공간으로 만든다 한들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그게 우리에게는 제일 큰 고민거리였다.
그래서, 그럴 바에는 진짜 우리 느낌 나게, 누군가 작업 중인 작업실.
워크룸의 콘셉트로 방향이 결정됐고, 이 공간의 이름을 만들 수 있었다.
Blanks Surf X 2ndary Action Studio* Workro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