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우리 숍에는 딱히 간판이 없다.
아니 없었다.
강원도 하고도 최북단에 위치한 작은 시골 한적한 동네에 트래픽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1도 존재하지 않는 그런 곳이기 때문에 단 한 번도 간판이 필요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
우리 숍을 찾아오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정확하게 얘기하면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문의를 주시고, 예약을 한 다음에 방문을 해 주시고 계신다. 이들 외에도 브런치나 티스토리 등 다양한 채널에 서핑이나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자주 글을 남기는 편이고 그 이야기를 읽은 뒤, 왠지 모를 흥미가 생가서 찾아오신다고 많은 분들이 얘기해 주셨다.
근데 왜 간판을 만들었냐고?
이유는 단순했다.
손님 : 거기 주소 좀 알려주세요.
나 : 천진 우체국으로 검색하셔서 오시면 금방 찾으실 수 있어요, 바로 옆에 있는 벽돌 건물로 들어오시면 돼요.
한참 뒤
손님 : 주소 찾아왔는데 어딘가요?
나 : 우체국으로 오셨나요? 우체국 바로 옆이에요.
손님 : 우체국 옆을 지나왔는데, '간판' 이 안 보여서 지나쳐 왔나 봐요.
나 :......
그래서 간판을 하나 만들었다.
그냥 숍 앞에 우리 손님이 차를 막 주차하고, 한참 연락이 안 된 적도 있고 해서, 그냥 주차 관리 겸 올바른 위치를 1% 정도 더 발견하기 쉽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만들고 나서는 세상 불친절하게, 모두 영어로 글을 올렸다. 마지막에 브랜드 네임과 내 연락처만을 남긴 체.....
지금은 날씨가 좋고 정상 영업 중일 때 이 간판을 숍 앞에 꺼내어둔다.
이 간판이 꺼내어져 있다면 우리가 열심히 일하는 중이라는 소리니, 언제든지 문을 열고 들어오시면 될 것이다.
아, 간판을 만들었더니 동네 1등 분식점, 아니 강원도 북부권역에서 제일 유명한 분식점인 무미 일에서 간판 제작을 의뢰해 주셨다. 이 집의 목적도 단순하다. 가게가 이쁘장하고, 귀엽다 보니 카페인 줄 알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꽤 계신가고 한다. 그래서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입간판을 만들고 떡볶이, 튀김, 김밥 이렇게 메뉴만 적어 두셨다.
내가 뭔가를 그리거나 만들 때 가장 좋아하는 문장.
Less is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