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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khwan Heo May 02. 2016

#04. 첫 서핑보드

나의 애마

제주도를 다녀왔다.


Ricky 형이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장현이에게 롱보드를 팔고 떠났다.

그 덕분에 한동안은 장현이의 보드로 둘이 열심히 연습을 했는데,

제주도에서 돌아온 이후에 겨우 난 테이크 오프에 성공할 수 있게 되었다.


계속 내 보드가 가지고 싶었다.


그러 가다, SJSC에 서핑보드가 몇 대 입고되었고,

그중에서 드디어 내 첫 서핑보드를 만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건 보드 인지 펀보드 인지 정확하게 정체를 알 수 없는 보드였긴 한데,

그래도 당시에 구입 후 끌어안고 잘 정도로 나를 위한 최고의 선물 이었다.





아침 해가 뜰 때면 어김없이 송정행 버스에 몸을 실었고,

아침 8시부터 해가지기 직전까지 파도와 싸우면서 여름을 보냈다.  

미친 듯이 페들 하고,

수천번 넘어지고,

그렇게 내 몸은 점점 파도 타는 사람의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고,

드디어 테이크 오프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아직은 *수프 위에서 겨우 미끄러지는 정도의 실력 이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고,

이때만큼 열심히 서핑한 적은 이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의 2001년의 여름은 흘러가고 있었고,

이제 새로운 만남이 시작 되려 하고 있었다.





당시의 부산 송정 해수욕장



*수프 - Soup 파도가 부서지고 난 후의 하얀 포말을 이르는 말.

초보자들이 연습할 때 수프 위에서 테이크 오프 하는 기술을 연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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