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사이도 없이 바쁘게 종종거리고 살았던 2월이 지나고 3월이 어느 사이 내 곁에 와 있었다. 마음의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계절은 바뀌어 봄이 오고. 새해가 되면서 몸이 바쁘고 마음마저 여유가 없어 봄이 오는 건지 꽃이 피어나는지 도무지 알지 못한 채 내 마음은 오로지 한곳에 집중하고 있었다.
마음이 바쁘니 계절의 감각을 잃어버린 듯 설렘도 줄었다.
3월이 오면서 오랜만에 연속 3일을 쉬니 마음이 한가롭다. 꽃샘추위라서 날씨는 매섭게 춥고 바람이 분다. 더욱이 이런 날은 날씨 핑계로 꼼짝도 하지 않고 집안에서 시간을 보낸다. 쉬는 날이지만 집안일도 하기 싫어진다. 집안일이란 찾으면 여자가 할 일이 수두룩하다. 겨우 밥 해 먹는 일 말고는 다른 일은 하기 싫어 게으름을 피운다.
카톡방은 카톡 소리가 그치질 않고 있다. 궁금해서 한번 열어보니 매화와 동백이 피었다는 사진이 곁들여 올라왔다. 아! 매화가 피었구나.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싶어 매년 매화꽃을 만나는 나만의 비빌 장소로 전지가위와 에코팩을 들고 바쁘게 달려갔다. 몇 그루 매화나무가 있는 곳은 날씨 탓도 있겠지만 평소에도 사람의 발자국이 드문 곳이다.
봄이 오면 나와 봄맞이를 하듯 맨 먼저 만나는 꽃이다. 매화는 꽃 봉오리만 나무에 망울망울 매달려 있다. 며칠이면 개화를 할 것 같다. 그러나 차를 마시기에는 꽃이 피지 않을 때가 더 좋다. 꽃들은 피어나기 전이 가장 아름답다. 모든 사물은 아름다운 정점을 거치고 나서야 소멸된다.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매화꽃을 앞에 놓고 찻잔에 꽃을 띄워 차를 마신다. 그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눈 속에 꽃망울을 터트려 꽃을 피워내 는 매화, 그래서 선비들은 그 절개의 의미를 생각하며 매화꽃을 좋아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여인이지만 봄이 오면 봄맞이를 하듯 매화꽃을 따다가 찻잔에 띄워 남편과 차를 마시며 봄이 오는 소리를 느낀다.
찻잔 속의 매화 향기가 그윽하다.
오늘도 매화 향 그윽한 차 한잔을 남편과 마시며 나는 행복의 조각을 줍는다. 행복은 내 마음 안에 머물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