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밥한 끼
밥은 정을 나누는 행위이며 생명이다
사람의 생존과 연결되는 것이 먹어야 하는 밥이다. 우리는 매일 밥을 먹으며 생을 이어간다. 그래서 밥이란 말만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흔히 좋은 사람과 만나면 "우리 밥 한 끼 먹게" 아니면 밥 먹으러 갈까? 하는 말은 우리의 시린 마음을 녹여주는 따뜻한 말이며 위로다. 사람과 교류는 밥을 먹어야 정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 밥을 먹여 주는 어머니도 가족을 오랜만에 만나면 밥 한 끼 잘 먹여야 마음이 놓이고 흐뭇해하곤 했다. 가끔가다 가까운 사람을 만나도 " 우리 밥 한번 먹게" "내가 밥 한 끼 해 주어야 하는데" 하는 말로 정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밥이란 우리 삶의 정서에 정으로 남아 있어 위로를 주고 행복을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식이 멀리 떠나 생활하다가 집으로 돌아와 엄마 밥 한 끼는 마음을 울컥하게 하는 기쁨과 서러움이 동반한다. 밥 한 끼를 먹기 위해 우리는 날마다 얼마나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아 내는지 생각하면 밥과 삶은 연결고리가 이어져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밥은 곧 우리의 영혼을 채워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마음이 춥고 서럽다가도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고 나면 세상을 살아갈 용기가 생긴다.
주부는 매일 가족들을 위해 밥을 짓는다. 밥을 먹어야 우리 몸은 힘을 얻어 살아가야 하니까, 사람이 행복해지는 순간을 여러 가지가 있다. 갑자기 반가운 사람을 만났을 때, 내 주변에 좋은 일이 있을 때, 행복의 순간은 많다. 그러나 제일 즐겁고 행복할 때는 좋은 사람과 맛있는 따뜻한 밥 한 끼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난해, 코로나로 세쨋딸이 우리와 함께 살게 된 적이 있다. 그때 멀리 부산에서 예전 같이 지내던 가까운 지인이 군산을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분들 아들과 손자는 너무 좋아하는 사이라서 보고 싶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누구나 힘들고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는 걸 잘 안다. 서로를 배려해야 할 것 같았다.
" 엄마, 그분들 잠만 자고 가는데 호텔에서 자라고 하기는 좀 그러네요. 우리 집에서 주무시라고 하면 안 될까요?" 딸이 물어왔다. " 그래라, 그러나 엄마 밥은 못해 준다" 가족이 많이 있어 내가 좀 힘들 때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밤에 자려고 하면서 곰곰이 생각하니, 내 마음이 섭섭해서 안 되겠다 싶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살금살금 소리 나지 않게 밥을 하고 콩나물 국 끓여 놓고 계란말이 밑반찬과 밥상을 차려 놓고 우리 부부는 살그머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공원 산책을 나갔다. 공원을 걸으면서도 피식 웃음이 나온다. 잘했다 싶어서.
우리가 집에 있으면 얼마나 불편할까 싶어 편하게 밥을 먹고 떠나도록 하기 위서 자리를 비워 준 것이다. 사는 것도 불안하고 힘들 텐데 멀리 군산까지 찾아온 따뜻한 마음을 생각할 때 내가 조금 힘들어도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여 보내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 같았다. 그분들은 부산으로 돌아가면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라 했다 한다.
사람은 서로가 배려할 때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동안 따뜻한 밥을 나누며 살고 싶다. 나는 찰밥은 잘한다. 마음이 추운 사람이 있으면 찰밥을 해서 나누며 살고 싶다. 내가 건네주는 따뜻한 밥한 공기가 시린 마음을 녹여 주고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
천양희 시인의 밥이란 시를 읽는 동안 마음이 따뜻하고 공감이 되어 옮겨본다.
밥
외로워서 밥을 먹는 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내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이 시는 짧은 시지만 시속에 많은 의미를 가진 듯하다. 어떤 경우에도 밥을 먹어야 하고 소화를 해야 하는 과정도 내가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