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 오면 내가 맨 먼저 챙겨 놓는 것이 있다. 목에 두르는 수면 머플러다. 수면 머플러만 목에 두르면 감기도 꼼짝 못하고 찾아 올 생각을 못하고 겨울을 난다. 그러니 추운 날씨만 되면 머플러는 내 몸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밤에 잘대도 목에 감고 잔다. 머풀러는 절친처럼 내 몸에 딱 붙어 떠나지를 않는다.
수면 머플러를 뜨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부터 뜨개방을 다니면서 뜨기 시작했다. 뜨개방에 오는 사람들도 좋아하는 색으로 몇 개씩 뜨고 선물도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수면 머플러를 어림 세어 보니 30개도 넘게 떴다. 가족들과 가까이 있는 지인들에게 떠서 선물을 했다. 사실 실값은 얼마 되지 않지만 머플러 하나를 뜨려면 하루도 더 시간이 걸려서 떠야 한다.
어찌 보면 머플러 선물은 시간과 정성을 다한 사랑을 전해 주는 것이다.
지난해 손자하고 살 때. 머플러는 필수품처럼 꼭 목에 두를고 나간다. 집에 돌아올 때면 깜박하고 잃어 버리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가족 들은 각각 좋아하는 색으로 뜬 자기의 머플러가 정해 져 있다. 때로는 딸은 친구에게 선물한다고 딸 부탁으로 떠 주는 경우도 있다.
나는 아마도 전생에 머플러하고 연이 깊은 사람이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무튼 선물하기 만만한 것이 머플러다. 음악을 듣거나 티브이을 보면서 뜨는 뜨개는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재미있다. 잡념도 사라진다.
얼마 전 한길 문고에서 켈리 수업을 할 때 선생님이 목이 썰렁한 듯하여 내가 좋아하던 와인색 머플러를 벗어 주었다. 추위가 찾아와 머플러를 찾으니 남편 것도 내 것도 머플러가 없다. 도리 없다. 다시 뜨개방에 실을 사러 갔다. 오랜만에 찾아간 뜨개방 선생님은 많이 반가워하신다. 수강생들도 몇 사람이나 뜨개를 하고 있다. 뜨개방은 동네 사랑방이다. 뜨개는 겨울에 많이 하는 취미 생활이다.
뜨개방 선생님에게 선물 받은 모자
겨울이면 모자를 즐겨 쓰는 나에게 선생님은 모자를 씌워 준다. " 샘, 미리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라고 모자 하나를 건네주니 거절도 못하고 덥석 받고 만다. 선물이 고맙기는 하지만 받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나이 들면서 나는 정말 남에게 받는 것은 항상 부담이 된다. 주고 사는 것이 마음 편하다.
한 올 한 올 실로 뜨개를 해서 옷을 만들거나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것은 정성과 사랑이다.
며칠 전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머플러를 하려고 찾으니 남편 것은 어디로 갔는지 행방이 묘연하다. 남편이 좋아하는 색은 카키색이다. 남편 옷은 잠바도 카기 색, 티도 카키색, 바지도 카키색 온통 카키색 마니아다. 그러니 머플러도 카키색 실로 떠야 한다.
매년 겨울이 오면 머플러를 떠서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뭉실 몽실 피어나니, 참 나도 못 말리는 사람이다. 다른 것으로는 봉사할 수 없으니 이렇게 작은 거라도 내 손으로 떠서 사랑을 전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생각해 보니 와인색 머플러를 5개나 떠서 나누어 줬다. 내 손은 언제까지 내 마음을 따라 가 줄지... 내 마음 때문에 손이 고생을 한다. 손을 바라보며 토닥여본다. 참 애틋하고 고맙다 내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