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와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지만 한 해의 마지막 달, 12월은 생각할게 많고 마무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학교수업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날이다. 살면서 동지 같은 벗이 있다. 연말이면 누구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 겨울이 오면 머리가 시리다. 뜨개질로 모자를 떠서 선물했다. 받으면서 고마워하니 오히려 내가 즐겁다. 누군가에게 준다는 것은 마음이 훈훈해지는 일이다. 주는 것만큼 기쁜 일도 없다.
귤 한 상자를 사가지고 종강 모임에 참석했다. 오랜 만남은 언제나 쌓여온 세월만큼 추억이 있어 반갑다. 오늘은 홍차 찻자리, 간단한 다과와 케이크 샌드위치가 있고, 은은한 촛불 아래 각종 홍차를 마시니 몸이 따뜻해져서 좋다. 찻 자리는 자리이던 단아하고 간결해야 멋이 있다. 말수가 적을수록 좋다.
케이크와 홍차 티팟 다 아질 링 홍차
세게 3대 홍차
다아질링- 인도 북동 지방 히말라야 고지대에서 나오는 다아질 링은 입안에서 향긋하고 은 은한 향이 감미롭다.
우바- 우바는 스리랑카 중부 산악 지대인 우바에서 생산되는 차다. 꽃향기와 산뜻한 떫은맛이 있다.
기문- 홍차는 중국의 안후이 성의 기문에서 생산되는 차이며, 밝은 오렌지색으로 훈연한 것과 같은 향기가 있다.
샌드위치 다과가 있는 홍차 찻 자리
각종 차를 마시며 차가 가지는 향과 맛을 나누는 자리다. 마음에 여유와 고요가 찾아오면 누구라도 할 것 없이 돌아가면서 다시를 낭송한다.
茶席
첩첩산중 달 밝은 밤
山寺의 띠집에 혼자 앉아서 풍경소리 벗하여 차를 달인다.
연못에는 하얀 水蓮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고
나무 끝에는 바람소리가 걸리었다.
이따금 들리는 두견의 울음
달그림자가 연못에 비치면 고기들이 놀라 바위틈으로 숨고,
유천의 맑은 물에는 둥그런 달이 떠 있고,
길어오는 물 항아리에도 달이 담겨 있다.
낙엽을 긁어모아 불을 피우고 물을 끓이면
솔바람 소리 귓전에 맴을 돈다.
세속의 번뇌를 다 씻어 버리고
시비 분별도 떠난 지 오래다.
오직 즐거운 것은 차 끓이는 재미뿐
갈증 난 목과 배고픈 창자는 이 한 잔의 차로 족하리라.
이 시를 낭송하고 나면 마음에 편안하고 고요해진다.
모두 돌아가면서 '산 가서' '찻종' 시를 낭송하고 한 해의 마무리는 덕담으로.....
차를 낭송하는 순간은 마치 내가 산사의 띠집에 풍경소리를 들으며 차를 달이는 착각을 한다.
시 속에 몰입되어 내가 그곳에 있다.
차는 나를 보고 비우고 느리게 더 느리게 살라고 말을 건넨다. 집에선 듣지도 못하는 마음에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