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모아진 활기 넘치는 단톡방
오랫동안 해 왔던 다도 공부를 마치고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글을 쓰면서 맨 처음 마주하게 된 인연은 에세이 쓰기 젊은 친구들이다. 그다음 얼마 후 그림일기 친구들을 만났다. 글 쓰기는 자연스럽게 글과 연관되는 인연들이 내 삶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추구하는 가치와 관심사가 같으면 삶을 살아가는 방향도 똑같은 점이 많아 목표를 향해 함께 걸어가는 친구와 같다.
밴드를 만들고 카톡방 방장 역할을 하는 모니카 선생님은 영어 학원을 운영하고 텃밭을 가꾸고 그곳에서 나오는 수익을 이웃과 나눔을 하면서 여러 곳에 봉사활동을 하는 활력이 넘치는 분이다. 카톡방이 쉴 사이가 없다. 한 가지 사업을 하고 나면 또 다른 일을 기획한다.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는 열정이 많은 사람이 있으므로 발전할 수 있다. 매일 해야 하는 목표를 세우고 시간을 잘 활용한다.
책을 필사하고 시도 필사하면서 만든 단톡방 이름이 책방 향기다. 회원들이 공모해서 만든 이름이다. 올해 맨 처음 시작은 명심보감 필사를 해서 매일 밴드에 올리는 일이었다. 매일 한 문장의 주제를 필사해서 밴드에 올리면서 날마다 숙제를 해야 하는 학생이 되었다. 명심보감 필사를 하면서 우리 삶의 문제에 대한 성찰과 지혜를 다시금 배우는 시간이었다. 명심보감 필사가 끝난 다음 시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시 필사를 하면서 시에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하고 시간은 빠르게도 흘렀다.
이곳 책방 향기 회원들은 글쓰기를 하고 한길 문고에서 책을 출간하면서 만난 문우들이다. 다양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여름이 되면서 모니카 선생님이 주관하는 우리 동네 자원봉사 거점 캠프의 사업 일환으로 시화 엽서를 만들어 소외계층 점심 도시락 나눔에 시화 엽서 나눔도 같이했다. 시를 쓰고 엽서에 그림을 그리고 매주 몇 천장이 나가는 일을 주변의 도움을 받아 여름 동안 해 냈다. 그때 썼던 시화 엽서 호응이 너무 좋아 시화집 출간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추진력이 대단한 사람이다.
이어서 가을에는 한길 문고에서 시화전까지 여는 기염을 발휘했다. 참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작 10명의 회원이 이루어 낸 일이다. 주변에서 도움도 많이 받았다. 좋은 일에는 사람의 기운이 모이는 것이다. 모니카 선생님의 모교인 고등학교에서 까지 후원을 해 주어 몇 천장의 시화 엽서로 지역 소외계층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을 하고 사랑의 꽃을 피워낸 일이었다.
우리 회원 중에서 나처럼 나이 든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밖에 나가서 힘든 일을 하는 것도 아닌 집안에서 엽서에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서 기꺼이 봉사에 참여할 수 있어 나도 나름 보람도 느꼈다. 혼자라면 할 수는 없는 일을 여럿이 함께 하게 되니 가능한 일이다. 나이 80십이 다 되어 가는 내 나이의 사람도 봉사를 할 수 있는 일이 있구나 싶어 내심 마음으로 뿌듯했다.
사람은 결국 혼자서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사는 기쁨도 함께 하고 즐거움과 행복도 있다. 코로나로 힘들고 어렵다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온 한 해였다.
책방 향기의 회원들은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나누며 공유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 있어도 같이 나누는 사람이 없으면 무의미하고 재미가 없다. 맨 처음에는 하루에 한편 씩 시를 필사하기 시작했다. 혼자서는 잘 안 되는 일도 여러 사람들이 서로 독려하면서 시 필사를 하게 되고 의미도 있고 재미있었다.
때때로 공모전이 있으면 정보도 공유하면서 카톡방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여러 사람이 하는 일은 힘을 얻기도 하지만 살짝 다른 사람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 있다. 선의의 경쟁은 발전할 수 있는 동기가 되어준다.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일이다. 사람이 사는 세상은 역시 사람이 힘이다. 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책방 향기의 젊을 친구들과 같이 하면서 나름 발전도 있었지만 때로는 따라가는 일이 숨이 찰 정도였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이 따로 있고 나 개인 적인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끝자락인 12월이 되어 생각하니 어떻게 함께 하면서 따라왔는지 생각하면 까마득하다. 언제나 지난 일은 새롭다.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는 왔지만 내가 보낸 시간의 흔적들은 나를 위한 발전의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어쩌면 젊고 씩씩한 젊은 친구들이 함께 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생각한다. 사람은 자기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오는 것이라 믿으며 올해도 나는 열심히 살아온 한 해였다. 아무도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 주는 사람은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삶의 시간은 나만이 알고 있어 나에게 위로를 건넨다.
올 한 해가 다 지나간다. 며칠 남지 안은 지금 이 시간. 내가 무엇을 하면서 그 많은 시간을 보냈을까? 지난 일 년을 돌이켜 본다. 매일 순간순간 쌓아온 시간들이 내 삶의 흔적이다. 내 곁에 젊은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 않게 잘 살아왔다. 고맙고 감사하다. 모두가 매번 서로 격려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용기를 주었던 시간은 소중하다.
오늘 이 지나면 다시는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기에. 사람은 저마다의 자기 시간표대로 살아간다. 삶이란 유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