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피는 베란다의 사랑초 꽃을 보면서 생각하는 일상
홀로 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과 반려 식물에 관심이 많다. 실제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우리나라에도 몇만 명이나 된다고 하니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도 많다. 특히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찾아오면서 사람들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 더욱 식물을 키우는 집이 많은 게 사실이다.
집 베란다에 피어 있는 사랑초
우리 집은 반려 동물은 키우지 않지만 반려 식물을 키우고 있다. 남편의 유일한 취미는 식물을 키우는 일이다. 물주는 날도 달력에 적어 놓고 나무마다 달리 물을 주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맨 먼저 꽃나무 화분의 꽃들을 살핀다. 그 모습이 보기 좋다. 남편은 예전 단독주택에 살 때도 화분에 꽃 기르는 걸 좋아했다.
어떤 때 보면 아내 인 나보다도 식물들에게 관심이 더 많다. 꽃들에게 온 정성을 다 한다. 이건 뭐야! 식물에게 시샘을 부르다니 하면서 나는 웃고 만다. 남편은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을 할 때가 멋져 보인다. 우리 집에 오는 꽃나무들은 사랑을 받는다.
나이 든 세대들이 거의 그러하듯 남편도 검소하고 절약을 하는 사람이다. 추운 겨울을 넘기면 꼭 죽는 식물들이 있다. 봄이 오면 해마다 새로 꽃나무와 식물을 사들이는 일을 한다. 때로는 아까운 생각도 있지만 별다른 취미가 없는 남편에게 그 정도의 소비를 눈감아 준다. 돈이란 쓰고 싶은 곳에 써야 효용가치가 있고 즐겁다. 남편은 작은 돈은 아끼지만 큰돈을 통 크게 쓰는 별난 사람이다. 사람은 저마다 성향이 다르다.
우리 집 베란다에는 여러 식물들이 있다.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해온 식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식물도 있다. 그런데 그중에 특별한 꽃이 있다. 몇 년 전 어느 화분에 잡초처럼 새싹이 나온 걸 보았다. 보아하니 잡초는 아닌 것 같아 다른 화분에 옮겨 놓으니 무럭무럭 잘도 자라서 커다란 화분을 가득 채워 잘 자란다.
달리 신경 써 주지 않고 물만 주어도 잘 자라 하얀 꽃을 일 년 내내 피워준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고 기특하다. 어디서 날아온 씨앗인지 날아와 화분에 씨앗이 떨어져 저리 잘 자라고 있는지 생각할수록 궁금하다.
"정말, 너의 출생이 의아하다. 너는 어디서 날아온 꽃씨니? " 사랑초의 출생은 비밀이다.
사랑초는 5년 전부터 계속 꽃을 피워주고 있다. 날마다 환하게 피어있는 사랑초와 다른 식물을 보면서 우리는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항상 그 자리에서 추운 겨울을 견디고 더운 여름도 견뎌낸다. 언제나 꿋꿋이 소담하게 피고 있는 사랑초 꽃을 보면서 말을 걸어본다.
날마다 거실 창가에 서서 베란다 사랑초를 바라보면서 "너는 어찌 그리 예쁜 꽃을 피워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있니? 고맙고 고맙다."라고 사랑초에게 말을 건넨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만나야 할 사람도 같이 놀 친구도 줄어든다. 허전하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 줄 대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반려 동물과 반려식물을 키우며 사람들은 위로를 받고 사랑을 나누고 사는 듯하다.
특히 말수가 적은 남편은 거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무엇보다도 코로나가 염려되기도 해서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우리 집 반려 식물은 우리의 일상을 함께 하는 소소한 즐거움 대상이며 소일거리다. 사람의 행복이란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아무 일 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지 잊지 말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엊그제 TV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폴란드로 피난 간 어느 여자분이 눈물을 글썽이며 하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 집에 가고 싶어요, 일하고 싶고요." 날마다 보내는 일상이 지루한 것처럼 느끼지만 생각하면 얼마나 매일매일이 소중한지 잠시 잊고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울컥했다. 정말 아주 소박하고 평범한 일 내 집에서 일상을 살아내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집 베란다에서 날마다 피는 사랑초 꽃을 보며 일상의 행복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