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영 작가의 남편의 레시피 책 사인회를 다녀왔다
어젯밤, 한길문고에서 글쓰기 수업을 받았던 작가님 새책 사인회가 있는 날이다. 작가님은 일 년이면 봄, 가을 두 권의 책을 출간하는 핫한 작가님이다. 나는 어제 유난히 일이 많아 바빴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생각안에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어느 것 하나 혼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같이 함께 어울려 걸어가는 것이다.
나 바쁜 생각만 하면 안 된다. 마음이 있는 곳에 몸이 간다. 다른 날 가서 책을 사도 되겠지만 남편과 같이 출간 사인회는 작가님 에게는 설레는 기분 좋은 날일 것이다. 당연히 가서 축하와 함께 책을 사고 사인을 받아야 한다. 책을 많이 못 사주어 그 점이 미안하기도 하다. 글을 쓰면서 같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아 좋다.
오늘따라 남편은 베란다 화분 정리로 바쁘고 저녁을 드실 생각을 안 하신다. 별 수 없이 밥상을 차려 놓고 나는 급한 마음에 한길문고로 발길을 옮긴다. 여름과는 달리 이제는 7시가 되어가면 어둠이 찾아온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찾아갈 곳, 헤야 할 일이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내가 살아 있다 는 걸 알 수 있다.
한길 문고에 가는 일은 언제나 다정한 친구를 만나려 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 많은 책들이 반갑게 맞아 주는 것 같은 느낌, 그곳에 있는 분들 모두가 반겨 주며 환대를 해 준다. 사람이 환대를 받는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서점 대표님은 항상 나를 보면은 "선생님이 옆에 계셔 주어 고맙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나이 든 나를 배려해 주는 따뜻한 응원이라 생각하면 고맙고 감사하다.
한길 문고 입구에는 벌써 새로운 책이 많이 쌓여있다. 작가님은 오늘따라 화장을 한 예쁜 모습으로 오는 분들 환영을 한다. 옆에 수북이 쌓여 있는 책만 보아도 부럽고 좋다. 그렇다고 욕심을 내는 건 아니다. 출간 작가가 되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닐 것이다. 수많은 날 인고의 세월과 노력의 대가이겠지, 빛나는 작가님의 책들과 수고에 박수를 보내드린다. 벌써 열 권째 출간이라니.
책을 사고 사인을 받았다. 사인이 취미라는 말을 공공연히 많이 하신다. 자기 책은 자기가 팔아야 한다는 말과 함께, 그것도 자기가 낸 책에 자신이 있어야 하는 말이 아닐까, 나는 도무지 자신이 없어 아직 내 책 사달라는 말은 못 한다. 얼마쯤 가야 자신 있게 그 말이 나올지, 시간과 노력을 해야만 오늘 결실일까? 내겐 숙제다.
배지영 작가님은 아들이 요리한 이야기를 '소년의 레시피' 책을 내고 꾸준히 잘 팔리고 있고 이번에는 '남편의 레시피'라는 책을 냈다. 그 집안의 내력은 시아버님부터 집 식구 밥을 하시고 남편과 아들도 집밥을 하는 요리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다. 살다가 무슨 복을 얼마나 지으면 삼대가 해 주는 밥을 먹고살 수 있을까? 하여간 배 작가님은 복 많은 사람이다. 날마다 밥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을까?
책을 쓰게 한 주인공이 남편이어서 어제 모인 분들에게 집 밥 이야기를 잠깐 해 주신다. 밥이란 함께 먹어야 하고 따뜻하고 해 준 밥을 가족이 먹고 행복해하는 것이 기쁨이며 함께 먹는 밥이 행복이라고 말해 주신다. 더불어 혼자 밥을 먹을 때도 절대로 냉장 속 넣어둔 락앤락 그대로 먹지 말고 접시에 예쁘게 담아서 먹을 때 자신을 대접해 주고 몸가짐 자세부터 다르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자기는 자기가 대접해 주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어쩌다 밥이라는 함정에 발을 담그고 지금까지 결혼하고 26년을 가족들 밥을 해 오면서도 불편함이 없이 행복한 분 같아 참 대단한 생각이 들었다. 그 대신 빨래는 아내인 배 작가님이 잘하고 있다고 설명을 해 주신다. 세상 이 다 변화되어 가고 있다. 지금은 남자 여자 일이 따로 없다.
가정에서는 서로 잘하는 일을 나누어하면서 행복하면 되지 않을까? 집밥 하는 '남편의 레시피' 책을 보면서 생각을 해 본다. 짧은 이야기를 건네주는 것 같지만 기억에 남는 말을 마음에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