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잠을 자면서 일출도 보지 못한 채 늦게야 일어났다. 잠자리가 바뀌니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침 일어나 동네 산책을 했다. 바닷가 마을은 깨끗할 수가 없다. 고기를 잡아야 하는 어망이며 김 양식할 때 쓰는 여러 가지 필요 한 물건들이 길옆에 흩어져 있다. 그 모습이 보기는 좋지 않다. 이곳은 사람 사는 마을이 라 어쩔 수 없나 보다.
우리는 아침을 먹고 배를 타고 섬 투어를 나갔다. 말이 섬투어지 섬에 내리지는 않고 배를 타고 가면서 설명을 듣는 일이다. 장자 할매바위, 코 풀소 바위, 선유도 망주봉, 코끼리 바위들을 보여준다. 그곳 패션에서 운영하는 패키지 예약을 했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따라야 했다. 주말에도 100명이 예약되었다 하니 이건 무슨 기업 수준이다.
선유도 앞바다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배를 타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1시간 남짓이다. 나는 군산에 살면서도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일을 형제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아이들 다 키운 지금에야 이렇게 시간을 자유롭게 같이 즐긴다. 예전 자랄 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형제가 많아서 좋다.
배를 타고 섬투어
남편과 함께 걷는 방파제길
배가 생각보다 작아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우려와는 달리 시원한 바람과 하얀 포말 물살을 가르며 신나게 달린다. 손님들 흥을 돋우려 유행가까지 들려주고 사람 마음을 붕 뜨게 한다. 배는 넓은 바다를 시원스럽게 달리고 모자가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몰아온다. 배 안으로 들어가면 경치를 볼 수 없어 모두가 뱃전에 앉아 구경을 한다. 밖에서 보았던 풍경과는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고군산도는 16개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 이루어진 섬의 군락이자 자연이 창조해 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천혜의 해상 관광공원이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오니 멀리 보이던 섬이 바로 눈앞에 있다. 배는 선유도 앞바다에서 잠시 멈추고 선장님은 앞에 보이는 장자도 할머니 바위 전설을 이야기해 주고 배를 돌려 다시 왔던 자리로 돌아오는 코스다. 한 시간 남짓 배를 탄 것 같다.
배가 패션에 돌아오고 점심시간까지는 시간이 많아 남아있었다. 우리가 예약한 펜션은 신시도 바닷가 마을이다. 신시도에는 꼭 가보아야 할 명소가 있다. 그곳이 바로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국립 신시도 자연 휴양림이 있다. 신시도는 고군산군도 24개 섬 중 가장 크고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대각산 정상 전망대는 고군산도와 새만금 방조제의 절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등산코스로 유명하며 가을 신시도 앞바다를 지날 때면 한 폭의 그림 같은 월영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국립 신시도 자연 휴양림은 아름 다운 바다와 함께 힐링하는 휴양림으로 해". 달 그리고 별"콘셉트에 맞춰 지어진 휴양시설과 해양탐방로, 태양 전망대 다 향한 볼거리들이 만들어진 쾌적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팸플릿에서
특히 그날은 운이 좋은 날이었다. 숲 해설가의 해설을 듣고 나니 주변의 경관이 더 특별해 보이며 그 의미를 마음 안에 담아 본다. 군산에 살고 있는 우리는 멀리 까지 가지 않아도 신시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음이 감사하다. 오늘의 소중한 추억을 남기는 것은 사진뿐이다.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는다.
숲 해설가님은 사진이 잘 나오는 명소를 잘 알아 단체 사진도 잘 찍어 주시고 신시도 자연 휴양림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 주신다. 퀴즈처럼 물어보는 상식문제도 유익했다. 나는 지난겨울에 한번 와 봤어도 신시도에 대해 잘 몰랐다. 바다에 있는 등대 색의 의미를 알았다. 빨간색 등대는 오른쪽에 장애물이 있으니 왼쪽으로 다니라는 뜻 하얀색 등대는 왼쪽에 장애물이 있으니 오른쪽으로 다니라는 의미고 초록색 등대는 주면에 암초가 있으니 절대로 접근하지 말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을 해 준다.
조용하고 매우 청결한 신시도 자연 휴양림, 이곳은 상주하며 관리하는 사람들이 있어 관리가 매우 잘 되는 곳이다. 청소는 물론이고,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조용해서 더 좋다. 숙소에서 모두 바다를 볼 수 있는 뷰를 가진 휴양림은 전국에서 이곳뿐이라는 정보를 숲 해설가님이 말해 주신다.
무슨 일이든 그 뜻을 알면 감동이 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해설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숙소 예약하기 힘들면 하루 와서 주변 해변길을 걷고 바다를 바라보고 쉼을 하는 시간만 가져도 충분히 휠링 할 수 있는 곳이다. 이번 여행에서 숲 해설사를 만난 것도 정말 기억에 남는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새끼 식사는 매우 푸집하고 맛있었다. 점심 후 우리는 아버지 산소로 달려갔다. 펜션에서 산소 까지는 1시간 남짓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날씨는 무척 더웠다. 산소아래 도착해 산 위 산소까지 오르는 오르막 길이 이제는 숨이 차다. 내가 언제까지 부모님 산소를 다닐 수 있을지, 갑자기 드는 생각이다.
매년 오는 곳이지만 나는 달라지는 몸의 느낌을 알 수가 있다. 돗자리를 깔고 모두 아버지 어머니에게 절을 하고 옛날을 추억해 본다. 아직은 칠 형제가 모두 살아있어 부모님 산소를 같이 다닐 수 있어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 맘 때쯤 산소 아래 매실나무에서 매실을 따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다. 아직은 젊은 동생들은 에너지가 넘친다. 과일도 먹고 한참을 웃고 이야기들을 한다.
이제는 멀리 가야 하는 동생들과 헤어져야 할 시간, 날도 덥고 가는 길 카페에 가서 시원한 차 한잔하고 헤어지자는 제안에 발길을 돌린다. 참 편리한 세상이이다. 인터넷으로 궁금한 걸 물어보면 금방 다 알려 주고 길 안내까지 해 준다.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찾아간 곳은 예전 초등학교였던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폐교가 되어 빵을 만들고 커피를 파는 카페를 만들어 놓았다. 누군가의 아이디어로 멋진 공간이 만들어져 사람들이 찾아와 쉬고 맛있는 걸 먹는다. 카페 안은 모두가 젊은 사람들이다. 나이 든 사람은 찾아 볼래도 없다. 커피 한잔 값이 백반 값이나 거의 비슷하다. 그래도 젊은 사람들은 돈을 쓴다.
운동장은 잔디를 심어 놓고 텐트와 무대도 만들어져 있다. 아마도 이런 곳에서 문화 공연도 있나 보다. 많은 걸 누리고 사는 젊은 사람들. 그러나 나는 눈치 보지 않고 젊은 사람처럼 살려한다. 누가 뭐라 할 건가 삶은 각자의 생각대로 살아가는 것이고 그 사람의 몫인걸.
오늘의 제빵소라는 카페
부모님 제사 지낸다는 명분아래 살아 있는 자식들은 여행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누렸다. 매년 부모님 제사를 모신다는 것은 부모님이 살아오셨던 삶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일이다. 사람은 한번 가면 끝나는 죽음길. 살아 있을 때 원하는 삶을 살아야 아쉬움이 없다. 훗날 후회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세상이 변한 만큼 제사 문화도 바꾸고 서로 힘들지 않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조상들이 알면 야단맞을 일인지 모를 일이다. 부모님은 세상에 안 계시지만 씩씩하게 살고 있는 형제들이 아프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들의 삶을 응원한다.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우리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고 각자 삶의 자리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