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을 살아내려면 계절마다 나오는 먹거리를 챙겨야 한다. 봄에 쑥이 나오면 쑥개떡을 쪄서 먹고 진달래가 피면 꽃잎을 따다가 화전을 부친다. 또한 아카시아 꽃이 피면 꽃떡을 찌는 것을 마다 하지 않는다. 감잎이 나오면 감잎차를 만들고 뽕잎차도 만든다. 예전에는 꽃차도 만들었지만 먹어야 할 차가 많아 언제나 꽃차는 뒷전이었다. 못 먹고 버리는 경우가 있어 이제는 꽃차는 만들지 않는다.
마늘장아찌 오이장아찌
계절에 따라 차와 먹거리를 만들어 먹는 것도 즐거움이지만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도 빠지지 않고 준비를 해야 한다. 마늘이 나오면 장아찌도 담고 오이가 많이 나오면 오이장아찌도 담는다. 생존이란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직장에 나가 돈을 버는 일은 더 힘들 것이다.
완두콩이 나올 때는 몇 자루 사서 껍질을 까서 냉동고에 보관한다. 얼마 전 완두콩은 까서 냉동고에 보관했고 이틀 전에 강낭콩도 2자루 사서 껌질을 까서 콩만 냉동고에 넣어 놓았다. 그래야 마음이 가득해진다. 남편이 좋아하는 콩이다. 강낭콩에다 참쌀 반절 맵쌀 조금 넣아 지은 밥은 고슬 고슬 밥맛이 좋다. 밥맛도 사람의 정성을 알아본다. 밥맛이 좋으면 반찬이 많지 않아도 밥맛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강낭콩을 넣고 지은 밥
우리가 먹는 모든 먹거리는 계절에 맞추어 나온다. 그 시기가 넘어가면 먹을 수가 없기에 놓치지 않으려 부지런을 낸다. 그러한 상황들은 내가 계절을 마중하고 일 년을 살아내는 나만의 질서다. 딸들이 찾아오면 언제라도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라고 저장을 해 둔다. 친정 엄마의 온기를 나누는 일은 사랑이고 음식 나누는 것도 친정 엄마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