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시작되는 7월이다. 나는 또 한 가지 일을 저질렀다. 같은 요일에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를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마음 맞는 오래된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 형님 세월은 가는데 우리는 같이 놀 시간이 없네요. 같이 요가나 하시게요." 우리는 서로 일이 많다. 그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진다. '같이 놀자' 같이 놀고 싶은 사람은 좋은 관계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라 했다.
그래, 좋은 사람과는 시간을 공유해야지, 그 말이 나를 유혹한다. 월, 수, 금요일은 학교 도서관 사서 일 하는 날이다. 1시에 시작해서 4시에 끝난다. 그런데 공교롭게 요가 수업시간도 똑같은 월, 수, 금 요일 같은 날 시간 4시에 시작이라서 일 끝나고 다시 요가 수업에 맞추려면 시간이 바쁘다.
어제부터 요가 수업이 시작하는 날이라서 학교에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갔다. 내 생각에는 일찍 끝내기 위해서였다. 남편에게는 3시 40분에 픽업 오라는 부탁을 하고서, 이래저래 남편은 나 때문에 바쁘다. 내가 연예인도 아닌데 남편은 메니져 노릇 하는 것 같아 나는 혼자 웃음이 난다. 그렇다고 내가 용돈을 주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남편은 나보다 돈이 훨씬 많으니까. 내가 해 주는 일은 삼시 세끼 따뜻한 밥 상 차리는 것이다.
학교 데려다주고 끝날 때 픽업 오라고 하면 오고, 시 낭송 하는 날은 이웃에 사는 선생님들도 함께 태워다 준다. 남편은 나보다 더 적극적이다. 내가 아는 분들에게는 최대한 친절히 대한다. 고마운 일이다. 나는 좋은 일은 복이 오는 거란 말만 슬쩍 흘린다.
내가 운전을 못해 일이 있어 이동할 때 남의 차를 탔던 마음을 안다. 그래서 되도록 같이 가는 길이면 차량 봉사를 마다하지 않는다. 운전은 남편이 하지만. 나 운전 못하게 한 대신 당신이 해야 할 몫이다.
어쩌겠는가 마누라가 기쁘고 건강해야 하루 삼시세끼 따뜻한 밥을 얻어먹을 수 있으니까, 공식이 그렇다. 약간은 미안한 마음에 구구절절 설명을 하면 남편도 아무 말하지 않고 수긍한다. 부부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해야 평화를 유지한다. 지고 사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언제나 그 말을 마음에 새긴다. 건강도 우선이고 경제력도 중요하지만 다른 것 한 가지는 부부는 한 마음으로 서로 소중한 존재로 존중할 때 사는 맛이 난다. 이 세상에 왔다가 가슴 채워주는 사람하나 남기지 않고 세상 떠난다면 얼마나 허망할 일인가. 사랑이 없는 삶은 영혼이 없어 삶일 거라 마음 편한 것이 제일이다.
학교 담당 선생님에게 사정 이야기를 했다. 조금 일찍 퇴근하겠다는 말을 건네 보았지만 안된다는 대답이다. 맨 처음 정해 놓은 약속이 이라서 시간을 마음대로 조율할 수는 없다는 대답이다.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된다.
오늘은 첫날이라서 늦으면 안 될 것 같아 남편이 태워다 주어 늦지는 않았다. 요가 수업을 하는 곳에 들어와 지인을 찾았다. 뒷자리 지인 곁에 메트를 깔고 수업은 시작됐다. 예전에 요가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 아주 낯설지는 않았지만 어려운 동작이 많아 모두 따라 하기는 무리다. 내가 할 수 있는 동작만큼만 소화했다. 몸이 경직되어 유연하지가 않다. 차차 나아지겠지.
요가란 명상과 호흡, 스트레칭등이 등이 결합된 복합적인 심신 수련 방법을 말하다. 또한 요가란 마음의 작용을 없애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조절하고 마음의 움직임을 억제하여 인간 본래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상태를 요가라 한다. 요가는 종교가 아니고 마음 몸 정신의 융화와 경험의 방법론이다. 요가는 정신적인 두구상자이고 육체적인 건강과 안녕이다. < 인터넷에서>
내가 요가를 다시 시작한 일은 요가의 의미가 좋아서도 그렇고 지인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각자 생활이 있어 함께 하는 일이 드물 수밖에 없는 시간을 운동하면서 같이 시간을 공유한다. 요가를 배운 후 혼자서 명상도 하고 간단한 동작은 익혀 두어 혼자 놀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80이란 나이에 아직도 노후 준비를 하다니 다른 사람이 생각하면 이건 웃을 일이 아닌지. 나의 도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도전은 멈추지 않으련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