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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 파트너 이석재 Sep 25. 2020

경계인의 삶

떠도는 마음에 귀 기울이다

 삶에서 거저 얻는 것은 없다


오른손에는 림프종, 왼손에는 혈당을 들고 있다. 두 가지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하나는 휴식, 다른 하나는 운동을 필요로 한다. 창과 방패와 같은 격이다. 림프종을 치료하기 위해 방사선을 사용하는 데 오늘로 5일 차이다. 환부가 확연히 달라졌다. 혈당을 관리하기 위해 식사, 스트레스 관리 등을 한 지도 한 달이 지났다. 혈당이 좋아졌다. 경계인으로서 줄타기하며, 두 가지 모두 치료 목표치의 약 30%를 달성했다. 결과 데이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는 절대 휴식이 중요하다. 혈당 치료를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그런데 목표에 다가갈수록 생각보다 지친다. 지금부터 저글링을 잘해야 한다.


패러독스를 풀어라!


  림프종  생겼는지  원인을 정확히 모른다. 일반적인 주된 원인은 면역력 약화이다.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여러 가지 영향 요인이 있다. 병원균의 침입, 과중한 스트레스 등이다. 나는 스트레스를 주된 원인으로 생각한다.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고열량의 음식을 섭취하는 ,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중에서 경험자들이 전하는 조언을 요약해 보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는 것이다. 병원의 안내서에도 보면, '하루 8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 취하기', '일상에서 수시로 10~15 정도 휴식하기', '낮잠' 권한다. 방사선 치료가 몸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방사선이 환부 이외에 다른 신체 장기와 신경체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최대한 안정을 유지하면서 의사가 안내한 자가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는 , 5 차에 접어 드니 휴식이 필요하다는  절대 공감이다. 오늘은 치료 후 에스칼레이터를 타는 데 어지러웠고, 속이 울렁거리기도 했다.


  혈당은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지켜야 할 결정적 행동을 도출했다. 오늘로 5주 정도가 경과했다. 처음에 혈당이 255 mg/dl이었던 것이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측정한 식전 혈당이 130 mg/dl로 떨어졌다. 목표치인 100 mg/dl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지만, 연말까지는 정상 수준에 이를 것이다.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현재 하고 있는 결정적 행동 중에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병원까지 도보로 20분을 걷고, 귀가할 때 1시간 20분 정도를 산책한다. 규칙적으로 하면서 혈당을 관리하고 있다. 요즘 가을 정취가 좋다. 병원을 나와 산책을 하다 보면, 담장을 따라 핀 다양한 종의 장미꽃들이 생기를 돋운다. 매일 눈에 띄는 장미를 사진으로 담는 재미를 붙였다.


  림프종과 혈당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휴식과 운동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이 관계가 시사하는 점이 무엇인가? 이 점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을 알았다. 림프종은 스트레스 관리를 실패하면서 생겼다. 결국 일에 집중하느라 운동이 부족했다. 혈당은 일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역시 운동 부족으로 생겼다. 둘 다 운동 부족이다. 그런데 해결 방법이 서로 다르다. 림프종 치료를 위해 방사선을 사용하는 데, 소문대로 치료 기간이 경과하면서 몸이 지친다는 것을 느낀다. 고열량 음식을 잘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혈당은 무조건 잘 먹으면 안 되고 음식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이다. "어떻게 하면, 운동 같은 휴식을 하고 휴식 같은 운동을 할 것인가?"


자기 성찰


  종합해 보면, 원인은 같았지만 처방은 몸과 마음의 균형을 필요로 한다. 사실 운동 부족이라고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일에 집중하는 정신이 몸의 피로 반응을 억누른 것이다. 정신이 현재의 상황을 만든 주범인 셈이다. 그런데 몸은 마음에게 어려운 숙제를 냈다. 마음의 안정을 취하면서 몸을 건강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이전에는 마음이 멋대로 몸을 썼다면, 이제는 몸을 챙기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나는 이점에서 지혜를 알아차렸다.


  첫째 균형의 중요성이다. 삶에서 챙겨야 할 중심 가치는 균형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그것을 취함만도 못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일에 집중하지만 결국 몸이 상하면서 그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데 차질이 발생했다. 꼭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해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둘째 상대 입장을 배려한다. 몸과 마음은 공생의 관계이다. 몸이 그릇이면 마음은 내용이다. 때론 마음이 그릇이고 몸은 내용이다. 이러한 관계에서 마음이 몸을 해했다고, 몸은 마음을 몰아치지 않는다. 넌지시 마음에게 패러독스 문제를 냈다. 운동을 하면서도 휴식을 취하라는 것이다. 몸도 챙기면서 마음도 챙길 것을 요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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